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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선 전문가 채연석 "선조의 꿈,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이어지길"

강민구 기자I 2021.09.08 13:55:07

[과학계 프론티어]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2000년대초 항우연 이끌며 나로우주센터·나로호 기반
로켓 기술, 사료 기반해 거북선·신기전 복원 이뤄내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이 임진왜란에서 우리 민족을 구원했지만, 거북선의 모습은 역사 속 모습과 달랐습니다. 공학적 사실에 맞춰 거북선을 연구한 이유입니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조선 시대 무기 연구에 나선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사진=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채 전 원장은 물리학과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입사해 원장까지 역임한 로켓(발사체) 전문가다.

2002년 국내 최초로 액체 추진제 과학로켓인 KSR-3의 성공적인 발사를 이끌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원장을 역임하며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설립을 주도했고, 당시 액체추진로켓 기술이 없었던 한국이 나로호, 누리호로 대표되는 액체로켓을 발사하게 된 기반을 마련했다.

채 전 원장은 특히 국내 유일무이 고(古) 무기 전문가로 공학에 기반한 신기전, 거북선, 화포 복원을 이뤄냈다.

조선왕조실록, 난중일기 등 역사 속 사료를 보며 함포 배치와 거북선 구조를 정밀하게 연구했다. 특히 거북선의 함포(총통) 위치나 규모를 화포 설치와 발사 편리성, 안전성 등을 기반으로 정확한 구조를 추정했고, 거북선이 돌격선과 수송선을 겸한 선박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올해부터 경기도 파주시가 추진하는 임진강 거북선 복원 실시설계용역에도 채 원장의 설계가 반영됐고, 드라마, 영화속 거북선의 모습이 바뀌게 된 계기도 마련했다.

거북선 외에도 지난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 당시 유물 없이 기록으로만 남았던 로켓추진 화살인 신기전과 화차를 복원해 공개 발사시험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채 전 원장은 선조들의 신기전 개발 꿈이 오는 10월 발사를 앞둔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생각도 밝혔다. 채 전 원장은 “일흔이 넘은 나이이지만 앞으로도 거북선 등 조선 시대 무기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면서 “10월 발사를 앞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해 로켓 자립국을 향한 꿈을 이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K-로켓 ‘누리호’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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