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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 발표 임박…'폭풍전야' 경찰청 사람들

이소현 기자I 2022.07.14 17:31:44

일선 경찰과 지휘부 간 온도차 극명
직협, 단식·삭발에 삼보일배·기도 투쟁
"경찰 지휘부, 뭐하냐" 불만
'집단행동 자제' 당부 윤희근, '사퇴' 압박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행정안전부의 경찰제도개선 최종안 발표가 임박하면서 경찰 내부는 ‘폭풍전야’다. 일선 경찰들이 ‘경찰국’ 신설에 격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침묵하는 지휘부와의 내부 갈등도 커지는 모양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발이 묶인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일선 경찰에 자제를 당부했다가 되레 자진사퇴 압박을 받는 등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삭발, 단식, 삼보일배, 기도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찰국 신설에 반대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사진=이데일리 DB)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 등 경찰제도개선안 발표 하루 전인 14일에도 일선 경찰들은 경찰국 신설 저지를 위한 ‘집단행동’을 이어갔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기도회와 1인 시위를 했다. 전날엔 종로구 조계사 앞 100m 거리를 왕복하면서 ‘삼보일배’를 벌였다. 윤 후보자가 지난 11일 경찰 내부망 ‘폴넷’을 통해 “과도하다고 느끼는 방식의 의사표현이나 단체행동은 국민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집단행동 자제를 당부했지만, 먹히지 않은 셈이 됐다.

일선 경찰들은 윤 후보자가 행안부와 일선 경찰 사이의 갈등을 풀겠다며 마련한 지휘부 간담회도 ‘요식 행위’에 그쳤다고 비판한다. 경무관 이상 국장급(국관) 간부들이 지난 8~13일 전국 시·도경찰청을 돌며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었는데, 간담회 곳곳에서 “지휘부는 뭐하고 있느냐”며 경찰 수뇌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지난 11일 경기남부경찰청 간담회에선 참석자 70여명 전원이 퇴장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14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전국경찰직장협의회회장단 관계자 들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안에 반대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직협에선 최악의 경우 윤 후보자가 자진 사퇴로 경찰국 신설을 막아내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최현일 종로경찰서 직협 회장은 “(일선 경찰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삭발식을 하고, 단식투쟁도 하는데 지휘부는 지금 뭐하고 있나”라며 “직협을 사지로 몰지 말고 소신 있게 발언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난 11일 경찰청과 직협 회장단 간 간담회에서 ‘경찰국 신설 시 청장 후보자 말대로라면 집단행동을 못하니 스스로 사의라도 표명하라’고 윤 후보자에게 전달해 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할 윤 후보자는 지난 11일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가 운신의 폭도 좁아졌다. 격리해제 후인 다음 주 초엔 직협 대표단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5일 행안부에서 경찰국 신설을 못 박는다면 일선 경찰을 달래는 건 더욱 어려워질 공산이 있다.

직협 측은 당장 행안부 최종안 발표를 본 뒤 추후 대응방향을 정하겠단 계획이다. 직협 관계자는 “행안부의 세부 발표 방안을 봐야겠지만 기대 반 우려 반 심정”이라며 “최종안이 발표되는 15일 이후에 법적 조치 등 추가적인 대응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국 신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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