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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성 치매증세로 입원한 A씨는 지난해 7월 정신병원에서 같은 병실을 쓰던 40대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피해자가 평소 괴성을 지르는 등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 입을 막았을 뿐 호흡을 막아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2년과 5년의 보호관찰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쌍방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A씨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을 질타하면서도 “병원 측이 환자 보호·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점이 사건 발생과 무관하지 않다”며 형량을 다소 줄였다.
재판부는 “둘 사이에 수시로 다툼이 있었는데도 피해자를 피고인이 함께 있는 병실에서 침대에 결박함으로써 무방비 상태에 노출했다”며 “피해자가 공격당하는 상황을 대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A씨의 질환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고 우발적 범행이었던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