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타벅스' 루이싱커피, 홍콩 상장 추진

김윤지 기자I 2022.05.10 17:28:01

2020년 회계부정으로 뉴욕증시 퇴출
2년만에 매장수 26% 늘어, 스타벅스 제쳐
"빠른 구조조정 드물어, 당국 협력 도움"
중 외환당국, 거액 해외송금 승인해줘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중국 스타벅스’로 불리는 중국 커피 프랜차이즈 루이싱(러킨)커피가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한다고 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루이싱커피는 2020년 회계 부정을 이유로 뉴욕증시에서 퇴출된 기업이다.

루이싱커피 매장(사진=AFP)
SCMP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구조조정을 거쳐 지난달 파산 명령에서 벗어난 루이싱커피가 홍콩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다.

2017년 푸젠성 샤먼시에서 창업한 루이싱커피는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해 2019년 5월 미국 나스닥에 입성했다. 2019년 매출을 최소 22억 5000만위안(약 4262억원) 부풀려 신고한 사실이 드러나 2020년 6월 상장 폐지됐다.

이 여파로 첸즈야 당시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 3명이 물러났다. 루이싱커피는 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억 8000만달러(약 2296억원),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 6100만위안(약 115억원)을 벌금으로 냈다. 주주 집단소송으로 1억 8750만달러(2392억원)를 배상금으로 지급했다. 루이싱커피는 중국 내에서 4억 6000만달러(5869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마련했다.

올림픽 스타 구아이링을 광고 모델로 내세운 루이싱커피(사진=루이싱커피 웨이보)
새로운 경영진은 루이싱커피의 특징으로 꼽히는 스마트폰 앱과 키오스크를 통한 편리한 주문 시스템을 바탕으로 매장 수는 빠르게 늘려나갔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중국 내 루이싱커피 매장 수는 6024개로, 2019년 대비 약 26%가 늘어났다. 중국 내 스타벅스 매장(5400여개) 수도 넘어서는 수준이다. 덕분에 작년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1% 늘어난 24억 4000만위안(4621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올림픽 스타인 구아이링을 광고 모델 영입한 효과도 톡톡히 봤다.

중국 정부의 지원도 루이싱커피의 회복에 큰 힘이 됐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루이싱커피가 벌금과 배상금을 내기 위해 마련한 거액을 미국으로 송금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승인했다. 중국 외환당국은 외화 유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2020년 7월부터 루이싱커피의 임시 청산인으로 선임된 컨설팅 회사 알바레즈앤마살의 티파니 웡 상무는 SAFE의 승인에 대해 “루이싱커피가 과거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본토 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웡 상무는 “루이싱커피처럼 빠르게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면서 “경영진과 직원, 채권단, 감독 당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평했다.

루이싱의 주식은 상장폐지 이후 장외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상장폐지 당시인 2020년 6월29일 1.38달러였던 주가는 지난 6일 기준 장외시장에서 6배 정도 오른 7.19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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