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00년 뒤엔 소멸"…짐 로저스의 경고

김보겸 기자I 2020.10.06 21:50:16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에 이어 세계 3대 투자자의 일침
재정 풀어 경기 부양하는 아베노믹스에 날선 비판
"엔화 가치 희생해 주가 올려…물가 오르면 피해는 국민몫"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지난 2월 오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알펜시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0 평창평화포럼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의 젊은이들아. 일본을 떠나라. 중국이나 한국 어디든 좋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 대가로 불리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일본 청년들에게 나라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재정을 풀어 경기를 살리는 아베노믹스를 계승해 그 부담을 현재의 일본 젊은이들이 지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로저스 회장은 주간아사히 10월 9일호 ‘세계 3대 투자가 짐 로저스의 거침없는 예언. 2020년 돈과 세계는 이렇게 움직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나는 일본을 좋아한다. 그래서 오히려 일본인에게 엄격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일본 소멸론을 제기했다.

그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언급하며 “나는 그가 한시라도 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는 자신과 체제 유지에만 관심이 있을 뿐, 외상값을 내는 것은 일본의 젊은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아베 전 총리의 후계자인 스가 총리도 아베노믹스라는 잘못된 정책을 계승한다는 것이다. 일본에 이렇게 불행한 일은 없다”고 꼬집었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양적 완화, 재정지출 확대, 규제 완화라는 ‘세 개의 화살’이다. 로저스 회장은 아베노믹스의 첫 번째 화살인 양적 완화는 엔화 약세를 유도해 일본의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언젠가 물가가 오르면 결국 국민이 고통받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은행에서 찍어낸 돈으로 일본 주식과 국채를 사들여 주가를 올리는 데는 부작용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러한 통화 절하 방안으로 중장기적 경제 성장을 달성한 나라는 역사상 한 곳도 없다”며 “일부 트레이더나 대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두 번째 화살인 재정지출 확대에 대해서도 “일본을 파괴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국가 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잘못된 경제 정책이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일본의 인구 감소를 심각한 문제라고 봤다. 로저스 회장은 3년 전 미국 라디오에 출연해 “만약 내가 지금 10세 일본인이라면 AK-47 자동소총을 사거나 이 나라를 떠나는 것을 택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아이들에게 총을 사서 실제로 쏘라는 것이 아니다. 지금 15세 아이가 45살이 될 때면 (일본) 거리에서 폭동이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발언의 취지를 설명했다. 현재 일본은 급격한 인구 감소가 진행 중이라 앞으로 사회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총이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2020년 일본 총인구는 1억2600만명이지만 40년 뒤인 2060년에 9300만명까지 줄고, 그때의 14세 이하 일본 인구 비율은 10%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떄문에 로저스 회장은 21세기 후반에는 일본을 제외한 중국과 아시아가 발전할 것이라고 봤다. 중국이 부상하며 국경을 마주 대고 있는 북한도 문을 열기 시작할 것이며, 북한에 투자가 쏠리면 한국도 성장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만큼은 아시아 성장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로저스 회장은 “그런데도 스가 총리는 아베 노선 계승을 주장한다. 유감스럽지만 이대로 가면 일본은 100년 후에 없어져 버릴지도 모른다”며 “일본인은 없고, 일본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없게 되어 멸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일본이 살아남기 위해선 정부지출을 줄이고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젊은이들은 일본 밖으로 뛰쳐나가야 한다. 중국이든 한국이든 좋다. 그편이 당신의 인생을 풍부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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