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반등한 코스피…'10월의 어느 멋진 날' 언제까지

김보겸 기자I 2022.10.04 19:21:11

10월 첫날 2.5% 오른 2209.38 마감
하락장 속 '데드 캣 바운스' 국면 전망
강달러 해소·반도체 업황 개선은 아직
"불확실성의 시대…실적 보이는 기업에 주목"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10월을 맞은 국내 증시가 산뜻하게 출발했다. 지난 한 달 새 12% 빠진 코스피는 4일 2200선을 회복했다. 전거래일 영국발(發) 훈풍에 미국 뉴욕증시가 상승 마감한 데다 한국 금융당국도 증시 변동성을 줄이겠다면서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를 재가동할 것으로 보이면서 급격히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일부 녹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다만 이같은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0월 첫날 2%대 상승 마감...‘반짝 반등’에 무게

4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50%(53.89포인트) 오른 2209.38로 마감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3대 증시가 일제히 2% 넘게 상승 마감한 영향이다. 영국 정부가 감세안을 일부 철회하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올랐고 이는 강달러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급락세를 탄 코스피지수가 2년2개월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하락장 속 단기 반등 국면인 ‘데드 캣 바운스’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국들의 고강도 긴축과 경기침체 우려라는 이중고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주요국들의 나만 살자는 행보까지 가세하며 증시 하락추세는 더 견고해지고 있다”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주가 하락이 빠르고 강하게 전개된 만큼 반등이 나올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근거로는 지난주 후반 코스피가 2150선에서 급등락을 보이며 반짝 반등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을 들었다.

다만 증시 반등 구간은 일시적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9월 -12% 하락장을 만든 긴축과 강달러 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인플레 목표 회귀 전까지 금리 인하 기대를 제한할 것이며 달러 강세 압력도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차와 미국 외 지역간 경기차 해소 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코스피가 추가 하락할 여력을 남겨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 가치가 치솟으면서 한국 증시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 탓에 강달러 환경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증시 반등 계기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유로존, 중국, 영국, 일본 등 달러 강세를 견제할 수 있는 국가들도 미국보다 경기가 좋지 않아 10월 안에 강달러 압력이 누그러지길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코스피지수를 좌지우지하는 반도체 업종의 3분기 실적도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호황을 거친 반도체 업종은 공급과잉과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처한 상태다. 여기에 연준이 고강도 긴축 기조를 고집하면서 2024년이 돼서야 서서히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단기반등 구간서 주목할 업종은

키움증권은 10월 코스피 예상 밴드로 2100~2350포인트를 제시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2008년 금융위기, 2019년 무역분쟁 격화 등 시스템 리스크급만큼 과도한 가격 조정을 받은 상태라 추가 패닉셀링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다.

기술적 반등을 염두에 둔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도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래 이익 전망이 불투명한 시기에는 다가오는 분기 실적에 대한 가시성이라도 확보한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리오프닝주, 2차전지, 방산, 음식료 업종을 제시했다.

또 낙폭이 컸던 성장주 역시 기술적 반등 여력이 높다며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10월 코스피 밴드를 2050~2300포인트로 예상하며 방어주가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노 연구원은 “3분기 실적 구간에서 통신,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소매 업종은 낮은 이익 변화율과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강달러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에도 주목했다. 노 연구원은 “IT 및 자동차, 조선 등 운송장비는 환율 상승 시 가장 높은 마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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