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한 죄" 이재명, 정면돌파 시사…김건희·이상민으로 맞불(종합)

이상원 기자I 2023.01.30 17:24:54

檢 2차 소환 출석 뜻 밝혀…"모욕적이나 오라니 또 갈 것"
野, 김건희 특검·이상민 탄핵 공식화로 반격 카드
`대국민 보고 대회`로 장외투쟁도
구속영장 청구시 국회서 부결로 대응키로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례·대장동 신도시 개발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2차 소환 조사에 출석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소환을 ‘모욕’이라고 규정하고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또다시 정면돌파를 택했다.

동시에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외교·민생 정책을 비판, ‘대안 야당’으로서의 면모를 거듭 부각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과 장외 여론전 등을 통한 뒷받침에 나설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검찰 재소환 응한 李…혐의는 전면 부인

이 대표는 30일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의 재소환 요구에 응한다고 밝히며 윤석열 검찰의 수사에 대해 강경 모드로 대응할 것을 시사했다. 앞서 당 지도부와 참모진은 “(조사의) 실효성이 없다”며 2차 소환 조사 출석을 만류했지만 이 대표의 의지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검찰권을 이용해 기소를 목적으로 조작하고 있다. 옳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며 “(대선)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며 2차 소환 조사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의 추가 요청에 따르지만, 소환 요구가 정치 탄압의 성격이 짙다는 것을 에둘러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검찰 조사에 대해서도 부당함을 주장하며 혐의에 대해 억울함을 거듭 표명했다. 이 대표는 “보도한 내용을 보니 준비한 질문지가 100쪽이었다. 저는 30페이지가 넘는 진술서를 냈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무익했기 때문에 진술서로 답을 갈음한다고 했다”며 검찰의 ‘묵비권’ 주장에 반박했다. 이 대표는 “충분히 심문 완료를 할 수 있음에도 시간을 일부러 끌어 추가 소환 명분을 만든 것으로 판단된다”며 “검찰권 남용의 대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정적 제거’ 발언을 “추한 궤변”으로 정의하며 맹공을 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대한민국의 사법체계를 깡그리 무시하고 출석날짜와 시간을 자기 맘대로 정하고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혼자 살기 위해 100만 민주당원을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처신”이라고 쏘아붙였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재명 대표는 양심수가 아니다. 핍박받는 민주투사인 양 어설픈 코스프레 그만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환조사를 마치고 기자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여론전 강공모드로 힘 싣는 野…檢 구속영장엔 부결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 국면 전환을 위해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강조, ‘민생 기조’를 더욱 앞세울 방침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난방비 폭등’에 따른 에너지 바우처 정책 및 ‘이란은 적’ 발언 등 외교, 민생 정책을 낱낱이 열거하며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일련의 외교 사태에 대한 ‘결자해지’를 요청하며 ‘이재명표’ 30조원 민생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 대통령이 저를 검찰청으로만 자꾸 부르지 말고 용산(대통령실)으로도 불러주시면 민생 경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영수회담을 재차 촉구했다.

원내에서는 이상민 장관 탄핵 소추안 추진과 ‘대국민 보고 대회’ 등을 통해 여론전 공세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수사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르면 이번 주 내 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민주당은 전날 긴급 비공개회의까지 열어 추후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이 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을 사실상 공식화하며 강경 모드로 지속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한 장외투쟁도 예고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번 주말이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 100일이 되는 날”이라며 “당 차원에서 윤석열 검사독재정권 재판과 민생 파탄에 대한 ‘대국민 보고 대회’를 이번 주말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외 투쟁으로 대여(對與) 투쟁 강도를 높여 지지층 총결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또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론화에 총력을 쏟을 계획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대체 언제 수사할 것인가.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성역 없는 진실규명이라는 국민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오는 2월 1일 당 ‘김건희 특검 태스크포스(TF)’의 공개 출범을 알렸다.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도 민주당은 ‘부결’ 방침을 내세웠다. 2월 임시국회가 진행 중인 만큼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이 이뤄져야 하는 가운데 민주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가진 만큼 부결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 대표를 향한 여당의 ‘방탄 공세’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상민 장관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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