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무서워" 택시서 뛰어내린 여대생 사망…운전자 2명 송치

권혜미 기자I 2022.08.17 17:01:02

택시기사·SUV 운전자, '80km' 제한속도 어겨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경북 포항에서 20대 여대생이 운행 중인 택시에서 뛰어내렸다가 뒤따라오던 SUV에 치여 숨진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운전자 두 명을 입건, 검찰에 송치했다.

17일 포항북부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택시 기사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운전자를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포항 소재 S대학 재학생인 A씨는 지난 3월 4일 오후 8시 45분쯤 포항 북구 흥해읍 KTX 포항역 인근에서 택시를 탄 뒤 기사에게 자신이 다니는 S대학 기숙사로 가달라고 말했다.

지난 3월 4일 택시에서 뛰어내려 뒤따라오던 SUV에 치여 숨진 여대생 가족이 올린 청원.(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하지만 택시기사는 S대학 기숙사가 아닌 다른 대학 기숙사가 있는 곳으로 향했고, 불안감을 느낀 A씨는 결국 택시에서 뛰어내리고 말았다. 이후 뒤따르던 SUV에 치인 A씨는 급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결과, 당시 A씨는 택시기사에게 “S대학으로 가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를 잘 듣지 못한 택시기사는 “한동대요?”라고 되물었다. 여기서 A씨가 “네”라고 대답하며 서로의 말을 정확히 알아듣지 못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 결과와 수사심의위원회 논의 등을 거쳐 운전자 2명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당시 택시기사와 SUV 운전자 모두 제한속도인 시속 80㎞를 어기고 과속한 점이 고려됐다.

한편 해당 사건은 A씨의 남동생 B씨가 사고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알려지게 됐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B씨는 A씨가 사망하기 전 남자친구 C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누나는 택시가 빠른 속도로 낯선 곳을 향해가고, 말 거는 시도에도 기사가 미동도 없자 남자친구에게 카카오톡으로 극도의 불안감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대화 내용을 보면 A씨는 택시를 탄 지 4분쯤 지났을 무렵 C씨에게 “택시가 이상한 데로 가”라고 말했다. 이에 C씨가 “어디로?”라고 묻자 A씨는 “나 무서워. 어떡해. 엄청 빨리 달려”, “내가 말 걸었는데 무시해”라고 초조함을 드러냈다.

B씨에 따르면 이후 A씨에게 전화를 건 C씨는 “아저씨 세워주세요”라고 요청하는 A씨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택시기사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고, 이내 ‘쿵’하는 소리가 들린 뒤 연락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B씨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인과관계가 생략돼 우리 누나가 왜 그런 무서운 선택을 했는지 사람들은 함부로 상상하고 이야기한다”며 “사고가 누나의 잘못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 누나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청원글을 작성한다”고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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