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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 법원, 권도형 인도 승인…법무장관이 송환국 결정

이재은 기자I 2024.04.11 21:21:35

포드고리차 고등법원, 지난해 인도 허가
몬테네그로 대법원 “법원 권한 넘은 것”
최종 인도국 결정은 밀로비치 장관에게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몬테네그로 법원이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범죄인 인도를 다시 승인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의 교도에서 출소한 뒤 이송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1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 포베다는 포드리고차 고등법원의 홍보 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권씨에 대해 한국과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위한 법적 요건이 충족됐다며 범죄인 인도 허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책임자는 범죄인 인도국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안드레이 밀로비치 법무부 장관이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지난해 11월 한국과 미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에 따라 심사한 결과 권씨의 인도를 위한 법적 요건이 충족됐다며 인도 허가를 결정했다. 그러나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대검찰청의 적법성 판단 요청에 따라 지난 5일 권씨에 대한 한국 송환 결정을 무효화하고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범죄인 인도를 놓고 두 국가가 경합하는 상황에서 법원의 의무는 피고인에 대한 인도 요건이 충족하는지 판단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범죄인 인도국을 결정한 것은 법원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 판시한 것이다.

이에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기존 절차를 반복해 권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허가한 뒤 최종 인도국 결정은 밀로비치 장관에게 넘겼다.

그간 밀로비치 장관은 권씨의 미국행을 원한다고 수차례 밝혔기에 권씨의 미국 인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권씨 인도국에 대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말하기도 했다.

권씨 측은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에서 번역된 판결문을 받은 날로부터 사흘 이내에 항소할 수 있다. 항소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권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전인 2022년 4월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으며 도피 11개월 만에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됐다. 그는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 세르비아를 거쳐 지난해 3월 23일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소지한 채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가 체포됐다.

이후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고 지난달 23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 현재는 외국인 수용소로 이동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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