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FOMC 의사록 공개 앞두고 뒷걸음…車 인플레 감축법 직격탄

양지윤 기자I 2022.08.17 16:58:12

코스피 4거래일 만에 하락…2510선 후퇴
경계심리에 차익실현 증폭…외국인 찔끔 '순매수' 유지
현대·기아차, 전기차 보조금 제외에 급락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코스피 지수가 4거래일 만에 2510선으로 주저앉았다.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앞두고 경계심리가 짙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한 가운데 한국산 전기차가 보조금에서 제외될 것이란 우려감에 현대차와 기아의 낙폭이 컸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돼있다.(사진=연합뉴스)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05포인트(0.67%) 내린 2516.47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5포인트 상승한 2536.57에 출발했으나 오전 장중 하락세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매수세를 이어갔지만 기관의 매도세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기관은 2008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537억원, 56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기관이 팔아치운 매물을 소화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1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으나 4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18일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확산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의사록 속 위원들의 발언을 통해 9월 FOMC에서 기준 금리를 얼마나 올릴 것인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9월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과 50bp를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이 비슷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준의원들이 ‘긴축 지속’이냐 ‘선제적 인상’ 중 어느 쪽에 가중치를 둘지에 따라 추가 상승의 폭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FOMC 의사록 공개 앞두고 경계심리 유입에 차익실현 심리 증폭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면서 “코스피 지수는 특별한 상승 모멘텀 이슈가 부재한 데다가 의사록 경계심리에 온전히 노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에 상장된 928개 종목 가운데 633개 종목이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자동차주의 낙폭이 컸다. 현대차는 3.8%, 기아는 4.02% 급락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서명한 이른바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한국산 전기차에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탓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은 4400억달러 규모의 정책 집행과 3000억달러의 재정적자 감축으로 구성된 총 7400억 달러(910조 원)의 지출을 골자로 한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춘 중고차에 최대 4000달러, 신차에 최대 7500 달러의 세액 공제를 해주는 내용 포함하고 있다. 다만 중국산 핵심광물과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를 혜택 대상에서 빼고, 미국에서 생산되고 일정 비율 이상 미국에서 제조된 배터리와 핵심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만 혜택을 주기로 했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현대차의 아이오닉5, 기아의 EV6는 전량 한국에서 생산돼 전기차 보조금에서 제외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 내년부터 국내 생산 전기차의 보조금 혜택이 사라지게 돼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축소될 수 있다”면서 “다만 차량 가격 제한으로 테슬라, 벤츠, BMW, 아우디 등 경쟁사 모델의 상당수가 보조금 지급이 제외되고 고급차 브랜드의 경우 향후에도 보조금 가격 상한을 맞추기 힘들어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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