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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김난도 "비주류가 주류 잡는 '웩더독' 내년 트렌드"

채상우 기자I 2017.10.30 18:22:07

주요 키워드는 현재의 행복을 중요시하는 '소확행'
'트렌드 코리아' 출간 10주년…"제자들 도움 덕분"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3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한식당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18’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키워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채상우 기자).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황금개의 해인 2018년 소비트렌드는 ‘wagthedogs’(웩더독)입니다. 작은 꼬리가 몸통 전체를 흔든다는 의미로 내년에는 비주류가 주류 문화를 뒤흔드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김난도(54)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30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한식당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18’(미래의창)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내년의 소비 트렌드로 ‘웩더독’을 꼽았다.

김 교수는 “사은품이 본상품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대중매체보다, 1인 방송이 주류 매체보다 인터넷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일반인인데 인터넷을 통해 영향력을 미치는 이들)가 대형 스타보다 인기를 더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에서 뜰 것으로 예상하는 주요 키워드는 ‘소확행’(작고 확실한 행복)이다. 김 교수는 “불확명한 미래보다 작을지라도 현재의 확실한 행복에 사람들은 돈을 쓸 것”이라며 “암담한 한국 경제의 현실이 드러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내년의 키워드는 ‘워라밸’(일과 삶의 밸런스)이다. 김 교수는 “젊은이들은 다른 사람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관심 받지 않는 삶을 즐긴다”며 “일과 자신의 삶을 완벽히 분리해 자기가 중심이 되는 인생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언택트 기술’도 눈여겨 볼 키워드다. 언택트 기술이란 사람을 마주하지 않고 소비자의 요구를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드론 배송이나 VR(가상현실) 쇼핑 서비스, 챗봇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올해로 김 교수가 한국 소비 트렌드를 발표한 지 10년을 맞았다. 수많은 소비 분석 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트렌드 코리아’는 그 중에서도 가장 정확해 대기업 마케팅 담당자들과 기업경영자들이 찾는 책으로 유명하다.

10년 동안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커다란 흐름 ‘메가트렌드’도 이날 발표했다. 김 교수는 “한국 소비 행태는 과시에서 가치로 바뀌고 있다. 명품을 드러내기 보다는 개성을 보여줄 수 있고 추구하는 가치를 보여주는 상품에 소비자는 돈을 지불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키워드로 2017년 ‘욜로’(YOLO·현재를 즐기며 살아라)를 꼽았다. 그는 “2017년 키워드인 욜로는 발표 3개월 만에 모든 산업 분야에서 최고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며 “10년 동안 121개 키워드를 발표한 키워드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올해의 소비 트렌드를 처음 발표한건 2007년이다. 첫 키워드는 ‘날것’이었다. 미숙하더라도 솔직한 일상의 가치가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김 교수의 말대로 2007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KBS ‘1박2일’ 등이 ‘리얼 버라이어티’라고 자평하며 대세를 이끌었다.

김 교수는 혼자서라면 이렇게 오랜 시간 ‘트렌드 코리아’를 작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뒤에는 2004년 그가 설립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있다. 이 곳에는 그의 제자로 구성된 10여 명의 연구원이 있다. 이들과 함께 밤샘 작업을 하며 ‘트렌드 코리아’를 완성한다. 아울러 전국 각지에서 지원한 200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트렌드 헌터’ 역시 책을 완성하는 주역이다.

김 교수는 “매년 책을 쓸 때면 이제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작업을 하지만 결국 책이 나갈 때 쯤에는 내년 ‘트렌드 코리아’ 작업을 다시 준비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며 “많은 사람의 사랑이 있었기에 이토록 오랜 시간 책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더 좋은 정보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wagthedogs(웩더독)’이란...

웩더독은 자체로 2018년 트렌드지만 구성하는 알파벳 하나하나(w, a, g, t, h, e, d, o, g, s)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What‘s Your Small but Certain Happiness), ’마음을 위로하는 플라시보 소비‘(Added Satisfaction to Walue for Money: ’Placebo Consumption), ‘워라밸’ 세대‘(Generation ’Work-Life-Balance‘), ’사람이 필요없는 언택트 기술‘(Technology of ’Untact‘), ’나만의 케렌시아‘(Hide Away in Your Querencia), ’만물의 서비스화‘(Everything-as-a-Service), ’매력자본‘(Days of ‘Cutocracy’), ’신념의 소비 미닝 아웃‘(One’s True Color, Meanning Out), ‘대인관계 아닌 대안관계’(Gig-Relationship, Alt-Family), ‘세상의 주변에서 나를 외치다’(Shouting Out Self-esteem)‘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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