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금융위원장 인선, 왜 늦어지나

정수영 기자I 2022.05.31 19:08:38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지금 서둘러야 할 주요정책 결정 건이 여러 개인데, 전혀 논의가 안되고 있어요. 솔직히 우리도 답답합니다.”

최근 금융당국 임직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지 한 달이 훌쩍 넘었고,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약 보름 전 같은 의사를 밝혔지만, 신임 수장 인사 소식은 함흥차사다.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지만, 청와대는 공식 발표를 계속 미루고 있다.

이러다 보니 추측이 난무하다. ‘내정자로 알려진 후보자들 개인 신상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아예 새로운 후보를 올리려는 것 아니냐’ 하는, 여러 억측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공개된 내정자들에 대한 야당측의 이렇다 할 공격도 없고, 금융업계 안팎에서도 이들에 대한 평판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인사 발표를 미룰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결국 청와대와 여당 내에서 ‘지방 선거가 임박한 만큼 무조건 조심하자’는 암묵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늦춰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장 힘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 신임 수장 인사를 더는 늦춰선 안된다. 내부 임직원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차치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한두개가 아니다.

우선 금리 인상으로 인해 커진 금융시장 위기감이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어느 정도 잡혔지만,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특히 코로나대출 연장 유예 기간이 거의 끝나가면서 이들에 대한 출구전략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최근 불거진 우리은행 직원의 횡령 사건으로 드러난 금융권의 내부통제시스템 미비점 보완 방안도 시급하다. 단순히 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업계 전반에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있는 것은 아닌지 제대로 된 검사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루나’ ‘테라’ 사태로 상황의 심각성이 드러난 가상자산 소비자 보호 방안 마련도 더 미룰 수 없는 중차대한 과제다. 카드사와 빅테크들의 수수료 조정 문제, 시장 점유율이 커지고 있는 전자금융업과 관련한 법 개정안 처리 문제도 사실상 멈춰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보험사 자본 건전성 악화 문제를 해결할 대책도 서둘러 발표해야 하지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금융위원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산하기관 인사도 미뤄지고 있다. 산업은행의 경우 이동걸 전 회장이 지난 9일 사임한 이후 공백상태다. 대우조선해양과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 관련 후속 조치, KDB생명 매각 문제도 서둘러야 할 과제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이지만 노조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금융 공기업 부산 이전 문제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답안도 있어야 한다.

금융시장을 흔드는 불안요소는 이처럼 쌓이고 있지만, 정확한 진단과 처방전이 나오지 않고 있어 위기감은 더 커진 상황이다. 대선과 지방선거 등 상반기 예정된 빅 이벤트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더 이상 핑곗거리도 없다. 하루라도 빨리 금융위원장 인사를 발표해 시장 상황에 대응토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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