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드론·소형위성…‘신성장동력’ 찾는 방산업계

김정유 기자I 2021.01.18 14:15:59

LIG넥스원, 조직개편 통해 항공드론사업 중점 육성
연료전지 드론개발 등 군·민수 오가며 범위 확장
KAI도 카이스트와 초소형 위성 R&D·사업화 추진
한화에어로는 위성업체 지분 인수하며 드라이브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방산업계가 ‘신축년’ 새해 벽두부터 신성장동력 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수와 민수를 아우르는 수송드론 개발부터 우주 위성사업까지 미래 기술들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그간 군수사업 중심이었던 방산업계가 군수라는 한계를 넘어 민수, 미래산업까지 범위를 넓히며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LIG넥스원이 개발에 나서고 있는 40kg급 수송용 멀티콥터형 드론시스템 구현도. (사진=LIG넥스원)


LIG넥스원 드론사업 조직 확대개편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079550)은 최근 기존에 있던 항공사업부 및 연구소를 각각 항공드론사업부와 항공드론연구소로 확대 개편했다. 수송드론 등의 신성장동력 사업을 사업부 단위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조직을 보강한 것이다. 조직 확대와 함께 관련 인력들도 보강했다. 전사적 차원에서 드론 등을 올해 중점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LIG넥스원은 올해 강화된 조직을 기반으로 연구개발(R&D) 역량을 확보해나가는 한편 과감한 민수 기술 적용 및 외부와의 전략적 협력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LIG넥스원은 앞으로 활용도가 높아질 드론과 관련해 군수와 민수 분야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IG넥스원은 최근 광주광역시 등과 ‘수소연료전지 기반 탑재중량 200kg급 카고드론 개발사업’ 개발 협력에 나섰다. 이에 앞서 LIG넥스원은 민·군기술협력사업으로 추진하는 ‘탑재중량 40kg급 수송용 멀티콥터형 드론시스템’ 개발 사업도 수주한 바 있다.

현재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국내 중·대형 수송드론 개발은 미비한 상황이다. 고중량 화물 운송이 가능한 고효율의 수소연료전지 기반 수송드론이 상용화되면 물류·수송 서비스 전반에 소요되는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LIG넥스원은 수송드론을 시작으로 향후 미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까지도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LIG넥스원은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환경에서 요구하는 차세대 무기체계 R&D 역량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미래산업 기술기반 조성을 통해 군 전력체계의 첨단화·정예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지난해 건립한 우주센터 전경.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KAI·한화에어로는 위성사업 ‘기웃’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도 신성장동력으로 초소형 위성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KAI는 18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소형위성 분야 연구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KAI와 KAIST는 △소형·초소형 위성시스템 및 지상국 개발 △소형·초소형 위성 구성품 개발 △기술이전 포함 기술사업화 등에서 협력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소형위성은 500kg 이하, 초소형위성은 100kg 이하의 위성을 의미한다. 중·대형위성에 비해 연구개발 및 제작기간이 짧고 가격이 저렴해 동일 예산으로 다수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

KAI는 지난해 8월에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우주센터를 건립하는 등 민간 우주산업 확대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간 쌓아왔던 중·대형위성 역량에 초소형 기술을 접목, 위성간 융복합 솔루션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안현호 KAI 사장은 “위성 분야는 첨단 융·복합 시장의 핵심사업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라며 “KAI는 산·학 간 긴밀한 협력체계를 통해 위성을 활용한 미래 초고속 네트워크 수요에 대비하며 민간 우주산업 분야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도 새해부터 위성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달 중순 1000억원을 투입해 인공위성 전문업체 쎄트렉아이 지분 30%를 인수한 바 있다. 쎄트렉아이는 국내 최초 위성 전문업체로 관련 시스템 개발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방산업체들의 미래산업 진출은 그간 군수에만 치중했던 사업의 틀을 깨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다. 안정적인 군수사업에 성장 폭을 넓힐 수 있는 민수 기반 미래사업을 키워 외형 확장을 하려는 시도다. 예컨대 드론 같은 경우도 군수와 민수 양 영역에서 모두 활용가치가 높은 사업이다. 미래전(戰)의 화두인 전투인력 감소를 드론으로 보완할 수 있는 동시에, 민수 분야에선 수송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방산업계는 그간 군수사업 안정적인 성장을 해왔지만 이제는 그 한계를 뛰어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해야 할 때”라며 “이를 위해 민수 중심의 신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 해외 및 미래시장 진출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