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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국채시장 웩더독, 위탁증거금률 높여야"

최정희 기자I 2021.11.03 16:44:06

차액 현금 결제 방식, 현물 결제방식으로 변경 검토 필요
외국인, 두 달 연속 3년 국채선물 매도
지난달 3년물 국채 금리 0.51%포인트 급등세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최근 외국인의 우리나라 국채 선물 매도로 국고채 금리가 폭등하는 현상이 일어나자 ‘위탁증거금률’을 높이거나 결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의 주장이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 달 12일 금통위 회의 의사록을 통해 “근래 들어 국내 채권금리가 급등할 때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도가 크게 나타났다”며 “국채 금리의 변동성이 커지는 이면에 외국인에 의한 투기적 거래나 쏠림현상 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금리 변동기에 국채 선물 거래가 확대되면서 선물거래가 현물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웩더독(Wag the Dog)’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금리 변동성이 확대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9월 3년 국고선물(KTB)을 16조6000억원 가량 순매도, 역대 최대 매도세를 보인 데 이어 10월에도 8조원 넘게 순매도 했다. 이런 매도세로 인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0월 한 달에만 0.51%포인트 급등했다. 외국인들이 10월 국채 현물시장에선 꾸준한 매수세를 보였음에도 금리는 선물 매도에 영향을 받아 큰 폭으로 급등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금통위원은 “웩더독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결제방식을 다른 선진국처럼 현물 결제로 바꾼다든가, 위탁증거금률을 높인다든가 하는 식의 방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채 선물시장의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호조, 싱가포르 등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만기때 차액만 현금 결제하는 방식으로 선물 거래를 종료하나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은 만기때 직접 국고채 현물로 ‘현물 결제’를 하는 방식이다. 위탁증거금률은 한국거래소가 매달 고시하는 데 11월 기준 3년 국채 선물 0.780%로 전달(0.570%)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현물 결제를 할 경우 시장 유동성 부족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어떤 외국인이 선물 거래를 하는 지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만기때 우리나라 국채로 결제하기에는 스퀴즈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시장 유동성이 떨어져 가격 발견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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