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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처리 제대로 해달라'…과천 문원초 923명 등교 거부

권오석 기자I 2017.09.06 18:19:57

과천 문원초 재학생 923명 지난 5일부터 등교거부
"석면 조사보고서 등 기본 정보 못 받아…안전위협"

지난 2일 오전 과천 주공2단지 재건축 현장에서 문원초 학부모들과 주민 200여명이 집회를 갖고 있다. (사진=환경보건시민센터)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경기도 과천시 소재 문원초 학부모들이 주공2단지 재건축조합과의 석면 해체 문제를 두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재건축조합 측이 석면 정보 공개와 전면 재조사 등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지 않았다며 이틀째 자녀들의 등교 거부에 나서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6일 환경보건시민센터와 문원초 학부모들에 따르면 전체 1247명의 문원초 재학생 가운데 923명의 학생들이 지난 5일부터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학부모 측은 석면철거 정보를 공개하고 안전하게 석면철거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홍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의(비대위) 위원장은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인 SK건설·롯데 건설은 석면조사보고서와 같은 기본정보 제공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석면철거를 진행하고 있다”며 거부 이유를 밝혔다.

비대위 측은 “재건축 공사 차량의 진출입로가 문원초·중과 가까워 이동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진, 석면 등이 바람을 타고 인근 아파트 및 학교로 날아갈 것”이라며 “등하교 시 학생들의 안전문제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초 문원초 학부모들은 인근 과천중앙고 학부모와 3단지 입주자들을 함께 비대위를 꾸렸다. 이들은 △주공2단지 재건축 현장 석면 철거계획서 공개 △학부모 등이 참여한 샘플링 조사 △폐기물 반출을 위한 전용 게이트 과천대로 설치 △석면제거 뒤 건물 철거 작업 진행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조합 측은 이러한 의견을 무시하고 지난 2일부터 석면 철거에 나섰다. 이에 문원초 학부모들과 인근 지역 주민 200여명이 지난 2~3일 재건축 현장 인근에서 항의집회를 갖기도 했다. 또 이달 4일 과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청과 시의회의 석면안전행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비대위는 “최근 환경부가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재건축 현장 반경 2㎞ 이내에 살던 주민 78명에게 석면암의 하나인 악성중피종에 걸렸다”며 “실질적으로 석면철거의 인허가 및 규제기능을 갖고 있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공2단지 재건축 사업은 기존 40개 동을 철거하고 35층짜리 아파트 21개동을 짓는 주택사업으로 오는 2020년 7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과천에는 1, 2, 6, 7-1, 7-2단지 등 총 5곳에서 재건축 사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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