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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선거서 집권당 敗...이마모을루 대항마로 급부상(종합)

전선형 기자I 2024.04.01 17:30:41

이스탄불서 야당인 현 시장 당선돼
앙카라 등 주요 도심서도 패배할 듯
물가폭등 등에 대한 책임 물은 듯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튀르키예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이 사실상 참패하는 결과를 냈다. 최대 격전지로 여겨졌던 이스탄불과 앙카라에서는 야당이 큰 표차로 이기며 당선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지지자들이 지난달 31일 이스탄불에서 튀르키예 전역의 지방선거 후 주요 시청 건물 밖에서 축하하고 있다. (사진=AFP)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로이터통신은 튀르키예 제1 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이 개표가 96% 이상 진행된 가운데 승리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개표 80% 기준, 이마모글루 시장의 득표율은 50.6%로 집권당 정의개발당(AKP) 후보보다 10.1%포인트 앞섰다.

이번 튀르키예 지방선거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능력시험대로 여겨졌다.

에르도안 대통령 지난 2014년 첫 직선제 대통령 당선 이후로, 2019년 2023년 3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세계 금리 상황과 반대로 저금리정책을 유지하다가 연율 50%를 넘는 물가 폭등을 유발하며, 민심을 잃었다.

지난해 대선에서 가까스로 3선에 성공했으나 지금까지도 물가는 잡히지 않았다. 에르도안 대통령 임기는 2028년까지다.

튀르키예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 이즈미르, 관광도시 안탈리아 등 주요 도심의 투표 결과에 주목해왔다. 앞서 AKP는 2019년 지방선거에서 25년 만에 처음으로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6대 도시 중 5개 도시를 야권 연합에 내준 바 있다. 이에 여당은 이번 선거에서는 주요 도심의 재탈환 의지를 다졌다.

특히 전체 인구의 18%를 차지하는 이스탄불은 환경장관을 지낸 무라트 쿠룸 AKP 후보가 에크렘 이마모을루 시장(CHP)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관심을 끌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2019년 3월 지방선거에서 이스탄불 시장으로 당선된 뒤 부정선거 의혹 등에 당선이 무효처리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이후 재선에서 AKP 후보를 더욱 큰 표 차이로 당선되면서 오히려 차기 대권 후보로 급부상한 인물이다.

이날 이마모을루는 개표가 막바지로 가며 승리가 확실시되자 이스탄불 광장에 모인 수만명의 지지자 앞에 나와 “이스탄불에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우리는 평화와 민주주의, 단합의 공기 속에 숨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도 앙카라 시장 선거에서도 CHP 소속 만수르 야바스 현 시장이 재선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튀르키예 국영방송 TRT에 따르면 개표가 98.5% 진행된 상황에서 CHP는 전국적으로 37.2%를 득표해 집권 AKP(35.6%)를 앞질렀다.

야바스 시장은 “선거는 끝났으며 우리는 계속 앙카라를 섬길 것”이라며 승리를 선언했다.

한편, 외신들은 AKP가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의 AKP본부에서 “불행히도 우리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우리는 당연히 국민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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