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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국인 떼창, 일본인 박수…너무 다른 이웃

장병호 기자I 2022.01.25 18:50:08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한민|396쪽|부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과 일본은 그 어떤 나라들보다도 가깝지만, 서로 보여주는 모습은 정반대다. 한국의 공연장이 ‘떼창’으로 가득할 때, 일본은 조용히 박수만 친다. 한국에는 온갖 의미의 욕이 존재하지만 일본에는 딱히 욕이랄 게 없다. 게임도 한국에선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여럿이 어울리는 롤플레잉 게임이 인기인 반면, 일본에선 닌텐도처럼 혼자서 즐기기 쉬운 콘솔 게임이 인기다.

양국의 문화는 이렇게 다르지만 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은 많지 않다. 특히 2019년 일본의 무역제재로 시작된 ‘노 재팬’ 운동과 최근의 ‘K콘텐츠’ 열풍 속에서 일본 문화를 외면하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문화심리학자인 저자는 한국이 일본을 넘어선 이유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라도 양국의 문화적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같은 인종에 유교, 집단주의 문화를 공유하는 한국과 일본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스스로를 바라보는 태도의 차이다. 저자는 “한국인은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려고 하는 존재’로 보는 반면, 일본인은 자신을 ‘다른 사람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존재’로 본다”고 분석한다. 한국인이 주관적 친밀감을 바탕으로 정을 베푸는 것, 일본인이 주어진 사회적 역할에 부담을 느끼면서 되도록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 또한 이러한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책은 게임·영화·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를 분석하고 있어 쉽게 읽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왜 지금 일본을 알아야 하는지 궁금증이 생긴다. 저자는 “어느 나라든 흥망성쇠가 있다”며 “오늘의 짜릿한 ‘국뽕’ 한잔에 만족하지 말고 언제든 찾아올 위기를 대비하고 극복할 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고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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