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물가에 한은 빅스텝 간다…금리 인상 안 끝났는데 벌써 나온 '인하설'

최정희 기자I 2022.07.05 17:45:33

7~9월 물가 정점 찍을 듯…연말 기준금리 2.75~3% 전망
''경기 침체'' 우려 커져…금리 고점찍고 하락·장단기 금리차 축소
벌써부터 내년 금리 인하설…일부는 "근거 약해"

[이데일리 최정희 이윤화 기자] 약 24년 만에 6%대 물가상승률이 현실화하면서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사상 첫 ‘빅스텝’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빅스텝을 단행하기도 전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벌써부터 내년께 금리 인하를 점치는 전망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를 넘어설 것이 뻔한 상황이라 근거가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물가, 9월까지도 더 오른다…7%대로 전망

출처: 한국은행, 통계청
통계청이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0%를 기록, 1998년 11월(6.8%) 이후 약 24년 만에 6%대를 기록했다. 5월 5%대 물가를 기록한 지 한 달 만에 6%대로 올라서며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다.

한은은 “앞으로도 물가는 고유가 지속,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 증대, 전기료·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임금-물가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6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9%를 기록했는데 앞으론 4%대로 올라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장에선 6월 물가가 6%를 넘을 경우 이달 13일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 빅스텝 인상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ANZ, 씨티, KB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빅스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은 7~9월까지 계속해서 상승, 월간 7%대를 기록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을 고려하면 7~8월이 고점이라고 생각하지만 9월까지 물가 고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며 “7%대 물가상승률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KB증권은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을 5.6%로 예측하고 있다.


물가상승세가 향후 몇 개월간 더 우상향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7월에 이어 8월에도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진욱 씨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7월 빅스텝을 하고 8월, 10월, 11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돼 연말 금리가 3%에 달할 것”이라며 “7, 8월 연속 빅스텝은 물가상승률과 기대인플레가 각각 7%, 5% 이상 오르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금리가 향후 몇 개월간 0.75%포인트 이상 오르는 수준의 빠른 긴축이 예상될 때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7, 8월 연속 빅스텝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물가가 정점을 찍기까지 몇 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에도 시장에선 물가 상승 위험 못지 않게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미국 국고채 금리가 경기침체 우려에 최근 급락하고 2-10년물 금리차도 1일 0.04%포인트로 좁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국고채 3년물-10년물 금리차는 지난달 16일 0.039%포인트로 좁혀져 2008년 7월 22일(0.03%포인트) 이후 가장 작았다.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은 지난 달 17일 3.745%, 3.795%로 연 고점을 찍고 0.4%포인트 이상 빠졌다. 5일엔 각각 3.301%, 3.379%를 기록했다. 장단기 금리차도 0.1%포인트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즉, 물가가 더 오르면 한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지고 결국엔 경기침체가 올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이 물가보다는 경기지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출처: 금융투자협회)


◇ 금리 인상 안 끝났는데 벌써부터 나온 ‘내년 금리 인하설’

이에 따라 한은이 내년부터 금리 인하기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씨티는 내년 4분기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4분기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 근원물가 1.4%로 목표치(2%)를 하회할 것이란 전제 하에서다.

노무라 증권의 경우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우 노무라 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 8월 금리가 0.25%포인트씩 인상된 후 금리 인상이 멈출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노무라 증권은 7월 또는 8월께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으나 물가 상승보다는 경기 우려를 더 크게 보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올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3개 분기동안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금리 인상 상단은 2.25%에 불과하고 내년 상반기엔 또 다시 1.75%로 되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8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기가 중반을 넘어가고 있지만 지금 시점에 금리 인하를 점치는 것은 근거가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 한은이 예상하는 물가상승률은 2.9%로 목표치를 뛰어넘는다. 목표를 넘어선 물가상승률은 2024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은은 “경기침체 우려 확산 등으로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높지만 단기간 내 고유가 상황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곡물 등 세계 식량가격도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개인 서비스 물가 오름세도 상당기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에도 2%를 넘는 물가상승률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내년 금리 인하기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는 것은 근거가 약하다”며 “일단 금리 인상을 멈추는 게 먼저지, 한은이 금리를 올렸다가 갑자기 인하로 돌아서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중립금리 수준은 2%초반이고 2.25%부터는 중립금리를 넘어서는 금리 인상인데 이런 상황이 장기간 계속되면서 4분기엔 성장세가 약화될 위험이 있다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7월 빅스텝 인상을 할 경우 11월엔 금리가 동결, 연말 기준금리는 2.75%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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