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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학생 배변 처리 도와달라고” 자살한 고교생 남긴 유서

홍수현 기자I 2024.03.22 20:38:20

지적 장애 고교생 극단 선택
"타인 배변 처리 인권 침해라고 생각한다"
교사 상담에서도 부당함 주장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전국 장애인체전 금메달리스트인 고등학생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유서에 ‘다른 학생의 배변 처리를 도와 달라고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22일 전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숨진 A군이 다니던 특수학교 교직원 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A군은 지난 3일 밤 진도군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이 남긴 유서에는 ‘기숙사에서 거동이 불편한 다른 학생의 배변 처리를 도와달라고 했다. 인권 침해라고 생각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kbc광주방송에 따르면 A군은 지난해 11~12월 교사와 상담에서도 (다른 학생의) 배변 처리를 자신에게 시키는 것에 대한 부당함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교직원이) 나무를 옮겨심게 했다. 기숙사 공사 때 2층에서 3층으로 짐을 옮기게 했다’고 기록됐다.

A군이 남긴 A4 6쪽 분량의 글에는 학교에서 겪은 일들이 열거돼 있으며 ‘부당하다’는 취지의 표현이 담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다른 누군가를 지칭하는 내용은 없고 대체로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한 소회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 특기생인 A군이 운동 등에 대해 언급한 바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 당국은 이 고등학교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였고 학대 의심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학교 관계자는 “A군이 (배변 처리를) 자발적으로 도왔다. 교사가 해야 할 일을 A군에게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학내에서 부당한 일은 없었고, A군을 헌신적으로 교육해 왔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사망 사건이 발생한 만큼 모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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