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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파운드리 초격차 경쟁…삼성, TSMC와 초격차 만든다

김상윤 기자I 2022.10.04 16:25:21

삼성, 美 파운드리 포럼서 사업전략 공개
GAA 기반 1.4나노 계획 공개···자신감 보여
주문 앞서 생산능력 확충···생산 3배 확대 전략

[이데일리 김상윤 최영지 이다원 기자] 삼성전자가 2027년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양산에 나선다. 지난 6월 파운드리 1위 TSMC를 제치고 세계 최초로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파운드리 시장을 주름잡겠다는 복안이다. 후발주자이긴 상황에서 수율을 충분히 끌어 올리고 TSMC 고객을 끌어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산호세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를 열고,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 기술 기반으로 2027년 1.4나노 반도체 양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삼성 파운드리포럼은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됐고 팹리스(반도체 설계사) 고객·협력사·파트너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만큼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셈이다.

10월 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파운드리사업부장 최시영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파운드리 산업 새로운 기준 될 것”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명실공히 세계 1위이지만 파운드리·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후발 주자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TSMC가 53.4%로 1위, 삼성전자가 16.5%로 2위였다. 직전 분기에 비해 삼성전자는 점유율을 0.2%p 끌어올리며 TSMC와의 격차를 37.3%p에서 36.9%p로 소폭(0.4%p) 줄이긴 했지만 아직 TSMC의 벽은 높다.

파운드리 고객을 확보하는 방안은 역시나 최첨단 기술이다. 시스템반도체를 만드는 팹리스 입장에서는 자사가 계획한 시점에 맞춰 최고 수준의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를 고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최고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고객의 성공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존재 이유다”며 “삼성전자는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파트너로서 파운드리 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선단 파운드리 공정 혁신과 함께 차세대 패키징 적층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핀펫(FinFET) 트랜지스터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고 지난 6월 GAA 트랜지스터 기술을 적용한 3나노 1세대 공정 양산을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경쟁사보다 앞선 양상 노하우를 기반으로 3나노 응용처를 확대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삼성전자는 GAA 기술을 더 갈고 닦아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TSMC는 2025년에 2나노 양산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1.4나노 양산의 시점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TSMC의 1.4나노 공정 도입 시기를 2027~2028년으로 추정한다. 현재 로드맵으로만 볼 때 삼성전자가 TSMC보다 한발 앞설 수 있는 셈이다.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여러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도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 비중의 60%가량은 모바일 칩이다. 주로 퀄컴이나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HPC(고성능 컴퓨팅), 차량용 반도체(오토모티브), 5G(5세대 이동통신), 사물인터넷 등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해 2027년 모바일칩 외 제품 비중을 5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3나노 양산 발표를 한 지 얼마되지 않아 차세대 로드맵을 발표한 것을 보면 3나노 수율이 어느 정도 확보됐다는 의미”라며 “자동차에 들어가는 프로세서 계열 쪽을 노려서 테슬라뿐만 아니라 BMW, 벤츠 등 공략하려고 하는 것도 의미있는 시그널이다”고 강조했다.

▲10월 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파운드리사업부장 최시영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쉘 퍼스트 전략’으로 생산능력 3배 확대


삼성전자는 그간 생산 능력 부족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도 내놨다. 기존엔 주문을 받고 이를 위한 제조 시설을 지었다면 앞으로는 제조 시설을 먼저 짓고 주문을 받는 ‘쉘 퍼스트(Shell First)’ 방식으로 바꾼다. 삼성전자는 쉘 퍼스트 전략을 통해 2027년까지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올해보다 3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1라인에 이어 투자할 2라인을 ‘쉘 퍼스트’로 진행하고 향후 국내·외 글로벌 라인 확대를 검토하기로 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학회장은 “삼성전자가 1.4나노를 양산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을 보면 내부에서도 어느 정도 시제품을 만들고 혁신 가능성을 봤을 것”이라며 “기술 혁신을 통해 파운드리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주면서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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