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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통영에코파워, 공모채 전량 미매각…“예견된 실패”

박정수 기자I 2022.07.26 18:58:05

1200억 모집에 0원 매수 주문..전량 미매각
금리 상단 6% 제시해도 기관투자가 외면
신용도 강등 위기 HDC가 지급 보증…A+↓
대표 주관 하나증권이 모두 떠안아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통영에코파워가 또 공모채 수요예측에 실패했다. 데뷔전 미달에 이어 이번에는 기관투자가 한 곳도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았다. 특히나 ‘BBB+’급에 맞먹는 6%대 금리를 제시했음에도 기관투자가들의 싸늘한 투심에 전량 미매각이 났다.

△통영 LNG복합화력발전소 조감도(사진=HDC)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통영에코파워가 이날 진행한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제1회, 등급 A+ 하향검토·A0 부정적) 수요예측에서 단 한 곳의 기관투자가도 매수 주문을 넣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3년 단일물 1200억원 모집에 공모 희망금리도 연 5.7~6.1%로 제시했으나 주문액 0원으로 전량 미매각을 기록했다. 이번 공모채 대표 주관사는 하나증권이 맡았다.

한 증권사 DCM 담당자는 “통영에코파워가 BBB+ 급에 달하는 금리를 제시했으나 기관투자가들은 외면했다”며 “통영에코파워의 수요예측 실패는 시장에서 이미 예견했던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본드웹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민간채권평가사(민평)들이 제시하는 A0급 3년물 등급민평은 4.520% 수준이다. 통영에코파워가 제시한 금리 상단인 6.1% 수준은 BBB+급인 한라(6.070%) 등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A등급 회사채 기관투자가 수요가 적은 데다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보증채들 대부분 미달이 발생할 정도로 투심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20일에도 통영에코파워는 한화에너지 지급보증으로 78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10억원에 불과한 기관투자가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지난달 말에도 GS글로벌을 등에 업고 GS엔텍이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모집액 800억원에 총 200억원이 모집됐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신용도 강등 위기에 처해 있는 HDC가 지급 보증을 선 탓에 기관투자가들이 외면했다”며 “신용등급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0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통영에코파워 공모채는 한화에너지 지급 보증으로 A+등급을 받았으나,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공모채는 HDC 지급 보증으로 등급을 A+ 하향검토와 A0 부정적을 받았다.

현재 NICE신용평가는 HDC의 장기 신용등급을 A+로 평가하고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하고 있다. 이는 HDC의 주요 자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장기 신용등급(A+)이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돼 있기 때문이다.

2021년 기준 계열 내 자산의 60%, 매출과 영업이익의 70~80% 수준을 차지해 비중이 매우 큰 HDC현산은 2021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9위의 종합건설기업이다.

하지만 HDC현산의 주된 사업인 토목건축공사업에 대해서 학동4구역 사고와 관련해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으며, 현재 HDC산업개발의 집행 정지 신청 및 취소 소송으로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화정사고와 관련해 영업정지 12개월 또는 등록말소 처분이 사전통지(2022년 4월)됐으며, 청문 절차 등이 진행 중이다.

현승희 나신평 연구원은 “HDC는 지주회사로서 HDC현산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HDC현산에 대한 행정처분과 본원적인 사업경쟁력 변동, PF유동화증권과 회사채 상환과 차환 등 우발채무 부담 관리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영에코파워의 이번 공모채 증액 발행은 없으며 조달 자금은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자금을 위해 기차입한 단기차입금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차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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