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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라파 지상전' 엄포에 바이든, 중동특사 급파

박종화 기자I 2024.02.20 18:00:13

이스라엘 '라마단까지 인질 석방없으면 라파 지상공격'
이번엔 바이든 설득 먹힐까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난민의 마지막 피란처로 여겨지는 라파에 대한 지상공격을 예고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를 만류하기 위한 특사를 급파할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서 민방위 대원들이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무너진 집에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이스라엘 관계자를 인용해 브렛 맥거크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아프리카 조정관이 이번 주 이집트·이스라엘을 방문할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맥거크 조정관은 22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요아브 갈란드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수뇌부와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라파 문제와 하마스와의 인질 협상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악시오스에 전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이집트 국경지대에 있는 라파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기구 북부를 점령하면서 피란민이 몰려들고 있다. 현재 가자지구 인구 240만명 중 140만명 이상이 라파에서 피란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팔레스타인 난민을 위한 국제사회 구호품도 이집트와 라파를 거쳐 전달되고 있다.

하마스를 발본색원한다는 명분으로 이달부터 라파를 공습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지상전 개시도 예고했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에 참여 중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전날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행사에서 “세계와 하마스 지도자는 알아야 한다. (3월 10일 시작되는) 라마단 기간에 우리 인질들이 집에 오지 않는다면 전투가 계속돼 라파까지 확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 인사가 라파에 지상군을 투입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악시오스는 미국·이스라엘 관계자를 인용해 실질적인 작전이 진행되려면 4월 중순은 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라파마저 지상전에 휘말린다면 가자지구의 인도적 재난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습 전에도 피란민 안전 확보 전엔 라파를 공습해선 안 된다고 네타냐후 총리를 설득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라파를 공격할 경우 이스라엘이 국제 사회에서 마지막 지지마저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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