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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몸값 낮춰서라도"…스타트업 생존 전략 '다운라운드'

김연지 기자I 2022.09.29 17:58:10

美, 2008년~14년 다운라운드 직후 엑시트 비율 20%
대부분이 M&A…다운라운드 후 IPO 가능성은 적어
"다운라운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동력으로 삼아야"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경기 불확실성으로 세계 스타트업들이 후속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다운라운드가 이들에게 생존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운라운드란 기업이 후속 투자를 유치할 때 이전 라운드에서 인정받은 가치보다 낮게 평가되어 투자받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2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은 기업이 후속 투자에서 그 가치를 1000억 원 수준으로 낮춰 투자받는 식이다.

다운라운드 이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엑시트에 성공한 미국 스타트업들. 엑시트 사례 중에서는 M&A가 가장 많았고, 바이아웃과 IPO가 그 뒤를 이었다./사진=피치북
2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다운라운드를 택한 미국 스타트업 중 후속 라운드 투자를 받지 못하거나 엑시트하지 못한 비율은 13%에 불과하다. 특히 기업가치를 떨군 이후 엑시트에 성공한 스타트업 비율은 2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간 인수·합병(M&A) 형태가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았고, 바이아웃과 기업공개(IPO)가 그 뒤를 이었다. 다운라운드를 택할 시 기업 가치가 낮아지면서 추가적 성장 혹은 엑시트가 어렵다고 보는 일부 시각에 반하는 결과다.

미국에서 다운라운드를 택한 스타트업은 5곳 중 1곳 꼴로 사모펀드 또는 특정 분야 기업에 인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피치북은 “다운라운드를 택한 스타트업 중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으로 IPO를 할 수 있는 곳은 드물다”며 “다만 바이아웃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모펀드나 특정 분야의 기업은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BM)을 갖췄지만 구조조정이 필요한 스타트업에 눈독을 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치북은 앞으로 다운라운드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밸류에이션 하락을 꺼리는 대부분 스타트업들이 ‘버티기’로 현 상황을 모면하고는 있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될수록 버티기에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다운라운드를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 아닌 추가 성장 기회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VC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트업들은 부도가 나는 상황이 아닌 이상 다운라운드를 받지 않고, 투자 유치 시점을 늦추거나 브릿지 투자를 고려한다”며 “현재와 같은 경기 상황이 이어진다면 이는 가능성이 희박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유동성 파티로 일부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는데, 일부 스타트업들은 당시 밸류에이션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투자를 유치할 기회를 저버리고 있다”며 “다운라운드는 ‘회사의 종말’이 아닌 추가 성장이 가능한 기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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