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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자립 속도…10년간 법인세 면제 '파격 혜택'

신정은 기자I 2020.08.06 15:49:52

中, 공정기술 높을수록 세제 혜택 더많아
SMIC·화훙 등 수혜 예상…상장도 적극 지원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이 ‘반도체 굴기’ 속도를 내기 위해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미·중 갈등의 핵심인 기술 분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자국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산업을 지원하는 새로운 정책을 최근 발표했다. 이 정책은 반도체 제조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 핵심이다.

정책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5년 이상 사업을 해온 반도체 제조기업이 회로선폭(회로 간 거리) 28㎚(나노미터·100만분의 1㎜) 혹은 더 고도화한 공정을 적용할 경우 최대 10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65㎚ 이하 28㎚ 초과 반도체 공정에는 5년간 법인세를 면제하고, 이후 5년간 세율을 낮춰주기로 했다.

공정기술 수준이 높을수록 세제 혜택도 많은 셈이다. 반도체 초미세화 공정에 성공하는 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세제 감면 혜택은 반도체 제조업체가 처음 흑자를 내는 해부터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반도체 기업 중에서는 기술력이 가장 앞선 SMIC(중신궈지·中芯國際)와 화훙(華虹)이 이번 세제 감면 정책의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이들 두 기업만이 28nm 수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

SMIC는 최근 베이징에 28nm 이하 공정을 적용한 제품을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10만장 생산하는 라인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엔 76억달러(한화 약 9조원)가 투입된다. SMIC는 2000년 설립된 중국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로 글로벌 기준 시장점유율은 5%에 불과하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가장 선두 기업이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우회적인 방법으로 SMIC를 적극 지원해왔다. 중국의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SMIC의 역량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반도체 성능 향상은 회로 선폭을 얼마나 미세하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SMIC의 기술력은 14나노미터(㎚) 수준으로 삼성전자 등에 비해 뒤지지만 머지않아 7㎚ 미만 공정 경쟁에 참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이밖에 반도체 설계·포장·테스팅 및 관련 장비, 재료, 소프트웨어 기업의 경우 최초 수익을 내는 2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그 이후 3년간은 법정 세율의 절반만 내면 된다.

아울러 반도체, 소프트웨어 기업의 국내외 주식시장 상장과 자금 모집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자본력이 필요한 반도체 기업의 자금 조달을 도와주겠다는 의미다. 지난달 SMIC는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에서 2차 상장을 통해 9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았다.

한편 첨단 기술산업의 중심인 반도체는 미·중 갈등의 핵심이 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미국산 장비를 사용하는 전세계 업체들을 대상으로 화웨이에 반도체 수출 금지 조처를 내리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관련 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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