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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대학가에 몰아친 월세난이 대학생들의 주거 형태까지 바꿔놓고 있다.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가격도 비싼 원룸을 떠나 2~3인이 짝지어 더 크고 깨끗한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찾는 대학생들이 부쩍 많아진 것이다. 짝을 이룬 대학가 월셋집 수요로 대학가 인근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반면 기존 원룸을 이용하는 학생은 눈에 띄게 줄었다. 새학기 4주차에 접어든 서울 대학가의 주거 ‘성적표’다.
◇대학가 월세 두 얼굴… 아파트 ‘호황’ vs 원룸 ‘썰렁’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주요 대학가에 자리잡은 중소형 아파트 전·월세는 동이난 반면 기존 대학가 원룸촌은 학생이 크게 줄었다.
이대 정문에서 왼쪽으로 500m 거리에 있는 대현 럭키아파트 59.7㎡형 임대료는 보증금 3000만~4000만원에 월세 90만~1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걸어서 6~7분 거리에 있는 북아현동 두산아파트 59.96㎡형도 시세(보증금 3000만원·월세 90만~100만원)가 비슷했다. 이곳 대학가 원룸 시세(보증금 1000만~2000만원·월세 50만~55만원)를 감안하면 2명이 모여 충분히 구할 수 있는 가격이다. 인근 이진용 이화공인중개사 실장은 “최근 들어 가족이나 학교 친구 2~3명이 모여서 월셋집을 보러 오는 사례가 부쩍 많아졌다”며 “두 명이 각각 거주하던 원룸 월셋값을 합치면 한 채의 아파트 월세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른 주요 대학가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앙대 인근 상도동 명문공인 정유식 대표는 “학생들 개개인이 낼 월세를 모아 대학 주변 아파트 월세를 구하는 게 요즘 하나의 흐름이 됐다”며 “대학가 원룸 월셋값 부담을 덜면서 보다 쾌적한 환경을 찾으려는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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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월세 수요가 원룸에서 아파트 쪽으로 이동하면서 대학 주변 원룸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원룸 월세 수요가 줄면서 치솟던 가격도 주춤하고 있다. 서대문구 대현동 A공인 관계자는 “세입자 구하기가 쉽지 않다보니 임대차 계약 현장에서 월세를 추가로 5만원 더 깍아주는 원룸 주인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대학 기숙사 건립도 원룸시장에는 악재다. 이화여대는 2016년 2월 완공을 목표로 2344명을 수용하는 기숙사 신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기숙사가 완공되면 이화여대 기숙사 수용률은 전체 학생의 8.4%에서 20%로 올라간다. 2300여명의 학생이 거주할 기숙사 등장이 1년도 남지 않은 것이다.
이대 후문에서 원룸을 운영하는 김모(여·65)씨는 “최근 원룸 월세를 5만원 내렸는데도 이용 학생이 예전에 비해 3분의 1 가까이 줄었다”면서 “기숙사 신축 공사를 지켜보면 속이 타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22)씨는 “원룸 월셋값이 더 싸지고 학생들이 편히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원룸을 찾는 발길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