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계는 기술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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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중저가형 IT OLED 패널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 시리즈를 비롯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OLED 패널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중소형 OLED 패널 수요가 늘어나는 점에 집중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5년까지 IT 제품의 OLED 패널 보급률이 2.8%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OLED 패널을 장착한 IT 제품 비중은 이듬해인 2026년 급증해 보급률 5.2%를 달성할 전망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자국 스마트폰 브랜드에 물량을 공급하며 점유율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중국 BOE테크놀로지와 CSOT 등은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에 쓰이는 리지드(단단한) OLED 패널 사업을 확대했다. CSOT는 화웨이 등에 AMOLED 패널도 공급하고 있다. 이들은 자국 스마트폰 브랜드 중 OLED 패널을 적용한 모델이 30~40%로 늘어나면서 해당 수요에 집중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사업 확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가 정부의 현지화 정책을 바탕으로 자국 패널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BOE가 최근 애플 아이폰에 OLED를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OLED 시장까지 점차 몸집을 불릴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양분하던 프리미엄 시장이 위협받는 것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OLED마저 한국이 따라잡힌다면 사실상 디스플레이 산업 전체를 중국이 장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기업들은 이미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시장을 삼킨 상태다. DSCC는 올해 LCD 패널 시장에서 점유율 67%를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OLED 패널 기술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IT기기 등 다양한 곳에 OLED가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생긴 수요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은 중대형 OLED 패널 제조 기술을 중심으로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아직 중국 기업들이 TV용 등 중대형 OLED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승부처가 남아 있는 셈이다. IT용 OLED 패널의 경우 플렉서블·폴더블 등 차세대 기술에서 격차를 벌리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OLED 산업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체적 노력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투자 관련 세액 공제 등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을 확보한 중국 디스플레이 시장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는 국내 산업계도 일부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