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관 매수에 상승했지만…외국인은 여전히 '싸늘'

김인경 기자I 2022.07.04 18:07:47

전 거래일보다 1.60% 상승하며 5만7100원에 마감
기관, 1564억원 사들여…금융투자가 1345억원 ''사자''
반도체 업황에 대한 여전한 불신 우려도
"2019년 반도체 침체기 수준은 아냐…침체기보단 개선 지연"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4거래일 만에 상승세를 탔다. 금융투자를 비롯한 기관의 폭풍 매수 덕분이다. 하지만 외국인은 나흘 연속 삼성전자를 팔며 반도체 시장에 대한 싸늘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 탓이다.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900원(1.60%) 오른 5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하루 만에 1564억원을 담으며 폭풍 매수에 나섰다. 기관 중 금융투자가 1345억원을 사들였고 연기금도 18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다만 외국인은 여전히 싸늘한 모습이다. 외국인은 이날도 삼성전자 487억원을 팔아치우며 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에 삼성전자는 장 초반 52주 신저가인 5만570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투심이 돌아서려면 ‘저가 매력’ 외에도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6~8월 매출액 전망치가 72억달러(9조30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제시했다. 시장 기대치인 91억4000만달러(11조87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마이크론의 하반기 실적 추정치 하향은 공급난을 겪던 반도체 업종이 본격 하락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우려를 몰고 왔다. 이에 씨티그룹은 D램 가격이 1분기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마이크론의 목표가를 기존 100달러에서 85달러로 15% 낮추기도 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며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해 하반기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글로벌 거시 경제의 환경 변화로 수요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반도체 업종의 침체기 진입 우려 역시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 당장의 상황보다는 전망의 악화가 반도체주 혼란의 핵심”이라며 “반도체 업종의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나, 제한된 반도체 공급 상황을 고려하면 2019년 수준의 하락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2019년 반도체 침체기 당시 파나소닉은 2019년 반도체 산업에서 완전 철수할 정도였다. 당시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1.2배로 현재 수준과 유사하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박성순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러스콜에서 다시 한 번 통제된 공급 전략을 강조한다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라며 “반도체 침체기에 진입했다기보단 업황 개선 시기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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