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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프트웨어 '젤리' 품은 한화솔루션, 미래형 에너지사업자 진화 꾀한다

경계영 기자I 2020.08.07 18:52:06

코로나19로 투자계획 조정됐지만
분산형 에너지 시장 진출 위해 결단
태양광 전력 패키지·전력거래로 사업 확장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한화솔루션이 미국 에너지 소프트웨어(SW) 업체를 인수했다. 태양광 셀·모듈 중심의 제조업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더해 4차 산업에 기반한 미래형 에너지 사업자로 진화하겠다는 취지다.

한화솔루션(009830) 큐셀부문은 그로윙 에너지 랩스(GELI·젤리) 지분 100%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연초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합병한 통합법인 한화솔루션이 출범한 이후 첫 인수합병(M&A)이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늦어도 연내 인수 작업을 끝내겠다는 계획이다.

2010년 설립된 젤리는 데이터를 분석해 상업용 태양광 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제어하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자체 개발해 판매한다. 노스웨스턴 경영대학원 석사 출신으로 맥킨지를 거친 최고경영자(CEO) 댄 로플린을 포함해 MIT 출신 창업자 라이언 와테나 등 최고 수준의 경영진과 정보통신(IT) 인력으로 구성돼있다.

이번 인수로 한화큐셀은 수익성이 높은 분산형 에너지 솔루션 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했다. 태양광(PV) 모듈을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태양광 전력 패키지(PV+ESS)를 고객에게 임대한 후 전력 거래 계약을 맺는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수집한 사용자의 전력 사용 데이터의 패턴을 분석하는, 젤리의 AI 기술이 쓰인다. 사용자는 가장 효율적 요금 체계를 선택할 수 있고,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사용한 후 남으면 다른 사용자에게 판매도 가능하다.

젤리를 인수한 배경엔 최근 빠르게 바뀌는 세계 에너지 리테일 시장이 있었다. 20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이 시장에서 개인과 기업, 지역 정부 등이 주체가 되는 분산형 발전이 확산할 뿐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하는 등 패러다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화큐셀 역시 에너지 산업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말부터 검토된 젤리 인수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회사 차원의 투자 계획이 조정되면서 엎어질 위기도 맞았지만 분산형 에너지 시장에 진출하려면 필수적이라는 판단 아래 협상 일정을 당초 지난 1분기에서 연장해 확정지었다.

김희철 한화큐셀 사장은 “한화큐셀은 젤리 인수를 계기로 경쟁력 있는 에너지 솔루션을 개발해 빠르게 성장하는 세계 분산형 에너지 시장에서 선도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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