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4분기 실적 선방…3나노 매출 2배 점프

이소현 기자I 2024.01.18 17:48:12

작년 4분기 순익 10.1조원…전년比 19% 감소
웬델 황 "3나노 기술 강세 힘입어 4분기 뒷받침"
작년 매출 세계 반도체 1위…인텔·삼성 앞서
AI반도체 시장 기대…"고성능컴퓨팅 수요로 상쇄"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작년 4분기에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불황에도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 매출로 인텔과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반도체 1위에 올랐다.

TSMC 로고(사진=로이터)


18일(현지시간) TSMC는 작년 4분기(10~12월) 연결기준 순이익 2387억 대만달러(약 10조1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2959억 대만달러) 대비 19.3% 감소한 수치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1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255억 대만달러(약 26조5000억원)로 1년 전과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기 대비 14.4%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인한 반도체 수요 둔화 영향이 있었지만, 당초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에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웬델 황 TSMC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3나노(㎚·10억분의 1m)기술의 지속적인 강세에 힘입어 4분기 사업을 뒷받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TSMC의 매출 비중을 보면 5나노(35%), 7나노(17%), 3나노(15%) 제품 순이었으며, 3나노 점유율은 전분기(6%)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7나노 이하 선단 공정 비율이 67%에 달했다. 1분기(51%), 2분기(53%), 3분기(59%)와 비교하면 매 분기마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칩은 미세 회로의 선폭을 의미하는 나노미터로 성능을 표현하는데, 일반적으로 7나노 이하를 선단 공정으로 분류한다. TSMC는 오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최첨단 2나노 공정 제품 생산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으며, 이미 애플과 엔비디아 등을 핵심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TSMC는 작년 매출은 미화 기준으로 693억달러(약 92조8000억원)을 기록,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전날 TSMC 실적을 제외한 상위 25개 반도체 공급 업체 실적을 공개했는데 인텔(486억6400만달러), 삼성전자(399억500만달러) 등 순이었다.

TSMC는 인공지능(AI) 등에 쓰이는 최첨단 반도체 수요 확대로 올해 실적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TSMC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업체다. 황 CFO는 “2024년 1분기로 넘어가면 스마트폰의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비즈니스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속적인 고성능컴퓨팅(HPC) 관련 수요로 인해 부분적으로 상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TSMC는 올해 예상 설비투자 규모를 280억~320억달러로 제시하며, 건전한 성장의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저자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분기별로 사업 성장을 예상하며, 연간 매출은 미국 달러 기준으로 20% 초중반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TSMC는 해외 공장 가동 계획도 발표했다. 미국 애리조나 4나노 생산라인은 내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고, 독일 파운드리 공장은 올해 4분기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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