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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술적 경기침체 피했다…'마이너스 금리 3월 해제' 기대 고조

양지윤 기자I 2024.03.11 17:05:29

4분기 GDP, 연율 기준 0.4%↑
설비투자,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 영향
1분기 플러스 성장 지속 여부 불투명
이달 피벗 전망 우세…"엔저로 소비자 피해 커져"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일본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과 달리 성장세로 돌아서면서 기술적 경기 침체를 피했다.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예고한 일본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다만 소비 부문은 악화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1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이 지속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월 일본 도쿄 일본은행 본사에서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11일 일본이 기술적 경기침체(2개 분기 연속 역성장)에서 벗어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시기가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일본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완만한 경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BOJ의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 내각부는 작년 4분기 실질 GDP가 전분기보다 0.1%(연율 기준 0.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연율 기준은 성장 추세가 1년간 지속됐을 경우를 가정해 추산한 것이다.

이날 발표한 GDP 개정치는 지난달 15일 발표한 속보치에서 대폭 개선했다. 속보치는 전 분기 대비 0.1% 감소(연율 기준 -0.4%)였으나 상향 조정되면서 작년 2분기(1.0% 성장) 이후 2개 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GDP 개정치는 속보치 발표 이후에 드러난 기업통계 등의 데이터를 반영해 다시 추계한 것이다. 지난달 속보치에서 설비투자가 0.1% 감소했지만, 최신 통계에서 2.0% 증가로 바뀌면서 개정치에서 실질 GDP가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하는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소비는 0.3% 감소, 속보치(-0.2%)보다 오히려 하향 조정됐다.

교도통신은 “여전히 개인 소비가 약하고 중국 등 해외 경제 감속이라는 불안 재료가 많다”며 “올 1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이 지속할지는 전망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BOJ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가 임박했다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미와 타카시 노무라 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10월과 1월에 발표된 BOJ의 전망 보고서에서 일본은행은 지출 감소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BOJ는 임금과 물가 사이의 선순환이 강화되고 있다고 일관되게 평가해 왔으며, GDP 데이터가 나와도 이런 견해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아타고 노부야스 라쿠텐증권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BOJ가 4월까지 기다리는 것은 큰 딜레마”라며 이달 금융완화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임금 상승률이 고무적인 결과가 나오더라도 BOJ가 이달 움직이지 않으면 엔화가 하락하고, 이는 수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 시장도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146엔대 중반을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오는 17~18일 BOJ 통화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마이너스 금리 해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는 매도, 엔화는 매수세가 확산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돌아온 ‘엔화 강세’는 증시도 짓눌렀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68.45포인트(2.19%) 내린 3만8820.49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3% 빠지며 지난 1월4일(770포인트 하락) 이후 올 들어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엔화 강세로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증시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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