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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동행세일 '반짝'한 가치삽시다…월 매출 3294만원 불과

김호준 기자I 2020.09.22 15:08:45

중기부 소상공인 판로개척 플랫폼 '가치삽시다'
8월 매출 3294만원 불과…'동행세일' 끝나자 급감
100.9억원 들여 '라이브 커머스'도 구축
"온라인 기획전 강화해 매출 올릴 것"

지난 5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가치삽시다 라이브커머스 방송에 출연해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정부가 소상공인·중소기업 온라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개설한 온라인 쇼핑몰 ‘가치삽시다 플랫폼’이 대대적인 홍보에도 저조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치삽시다 플랫폼은 지난 6월 말 정부의 대규모 소비 진작 행사 ‘대한민국 동행세일’ 창구로 이용되면서 인지도를 높였지만, 동행세일 종료 이후 매출이 다시 급감하며 ‘반쪽짜리 쇼핑몰’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치삽시다 플랫폼의 8월 매출은 3294만원으로 집계됐다. 동행세일 시작 전인 지난 5월 매출액 4682만원에도 못 미친 실적이다.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이었던 지난 6~7월에는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며 ‘반짝’ 상승했지만, 행사가 끝나자마자 매출은 다시 뒷걸음질쳤다. 9월 매출 역시 지난 15일 기준 1767만원에 불과해 부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동행세일 당시에는 대규모 기획전 등으로 매출이 올랐지만, 8월에는 그런 행사가 없어 매출이 줄어든 것 같다”며 “9월부터는 추석 기획전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하면서 매출을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치삽시다 플랫폼은 중기부와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지난해 12월 소상공인·중소기업 온라인 판로개척을 위해 개설한 온라인 쇼핑몰이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각종 기획 판매전을 펼치면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중기부는 가치삽시다 플랫폼에 실시간 온라인 방송이 가능한 ‘라이브 커머스’ 구축을 추진하면서 클라우드 서버 도입과 촬영 스튜디오, 콘텐츠 제작 등 명목으로 3차 추가경정예산에 101억원을 반영하기도 했다. 유통업계에서 최신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소상공인 온라인 시장 진출 등 판로 확대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지난해 12월 소상공인·중소기업 온라인 판로지원을 위해 개설한 ‘가치삽시다 플랫폼’ 홈페이지. (사진=가치삽시다 플랫폼 갈무리)
문제는 여전히 가치삽시다 플랫폼이 제대로 된 쇼핑몰로서 역할을 못하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가치삽시다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쇼핑몰 기능을 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3월 5852만원 △4월 9738만원 △5월 4682만원 △6월 1억 3197만원 △7월 1억 6434만원 △8월 3294만원 △9월 1767만원(15일 기준)으로 나타났다.

현재 가치삽시다 플랫폼에는 1256개 업체가 입점해 5067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9월 기준으로 살펴보면 1256개 업체가 평균 4개 정도 상품을 판매하면서 하루에 120만원 정도 매출을 올린다는 얘기다. 위메프나 티몬 등 민간 이커머스 업체들의 월 매출은 5000억원 이상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업체 1개의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개설한 지 반년이 넘었음에도 이 정도 매출이라면 정말 정부에서 밀고 있는 플랫폼인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가치삽시다 플랫폼이 부진한 이유로는 판매 상품이나 가격에서 민간 쇼핑몰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가치삽시다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다른 쇼핑몰에서 검색해본 결과 가격은 대부분 비슷했다. 일부 제품은 대형 쇼핑몰이 제공하는 할인쿠폰 등을 적용하자 오히려 가치삽시다 플랫폼 판매가격보다 저렴했다.

중소기업유통센터 관계자는 “가치삽시다 플랫폼 판매 제품은 대부분 무료배송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가격에 포함돼 있다”며 “업체들에 최저가를 권유하고 있지만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가치삽시다 플랫폼은 소상공인 온라인 시장 진출을 촉진하고 관련 역량을 배양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라이브 커머스나 각종 시기에 맞는 온라인 기획전을 강화해 매출을 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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