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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경영 효율화나선 삼성전기·LG이노텍

신민준 기자I 2021.06.24 16:03:53

삼성전기, MLCC경쟁력 강화…전장용 생산·원재료 공장 구축
RFPCB사업 정리 검토…와이파이 모듈사업 매각 시도도
LG이노텍 FCBGA 신사업 진출 검토…LED사업 정리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국내 양대 전자부품기업인 삼성전기(009150)LG이노텍(011070)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비(非)주력 사업은 정리하는 대신 주력사업과 신사업에 집중하면서 경영 효율성을 꾀하고 있다. 이런 경영 효율화 등에 힘입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올해 2분기 호실적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기, FCBGA설비 증설 고려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주력 사업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MLCC는 정보기기(IT)에 전기를 원활하게 공급하고 부품간 전자파 간섭 현상을 막아주는 제품이다.

특히 삼성전기는 내년까지 전장용 MLCC 분야에서 2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전장용 MLCC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 중이다. 삼성전기는 2019년 중국 천진에 5733억원을 투자해 전장용 MLCC 생산 신 공장을 천진에 세웠다. 삼성전기는 중국 천진 공장에서 전장용 MLCC를 양산하기 위해 전 단계인 시범 양산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기는 부산사업장에 구축한 MLCC 원재료 공장도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공급하는 반도체 기판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 설비의 증설도 고려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FCBGA 등 반도체 기판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FCBGA기판은 PC나 데이터센터 등에 탑재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내에 사용된다.

반면 삼성전기는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사업 정리를 검토 중이다. RFPCB는 단단한 경성기판과 구부러지는 연성 기판이 하나로 결합된 인쇄회로기판으로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모듈 등에 쓰인다. 삼성전기는 최근 와이파이(WiFi) 모듈 사업 매각을 추진했지만 불발됐다.

LG이노텍, ToF모듈 메타버스 수혜 기대

LG이노텍은 신사업인 FCBGA사업 진출 고려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IT기기 수요 급증으로 FCBGA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면서 시장 성장성이 커진 영향이다. LG이노텍은 올해 초 FCBGA사업 관련 전담팀을 구성했다. LG이노텍은 그동안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지(FCCSP) 등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사업을 운영해왔다.

LG이노텍은 최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열풍과 맞물리면서 비행시간거리측정방식(ToF) 3D 카메라 모듈 시장 영향력 확대도 기대된다. ToF는 피사체에 보낸 빛이 반사돼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 정보를 담은 영상을 만든다. ToF모듈을 활용하면 피사체의 입체적 형태와 움직임, 거리 등을 파악하는 3D인식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 ToF 카메라 모듈이 장착된 AR·VR기기나 스마트폰 등에서 메타버스와 관련된 콘텐츠 등을 만들 수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ToF모듈 개발과 공급에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LG이노텍은 최근 발광다이오드(LED)사업과 관련해 파주사업장에 있는 LED 설비와 특허 등을 처분했다. 올해 초 청산한 중국 해주 법인도 LED설비와 사업장 모두 매각을 추진 중으로 전해진다. LG이노텍은 파주사업장 내 부동산 활용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LG이노텍은 작년 말 LED생산을 종료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주력 사업인 MLCC와 카메라 모듈 등의 판매 호조에 힙입어 양사의 2분기 실적 전망은 밝다. 증권업계 컨센선스(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조1573억원, 영업이익은 29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9.1%, 207.3% 늘어난 수치다. LG이노텍도 매출 2조1384억원, 영업이익 1108억원이 예상된다. 전년동기 각각 38.9%, 158.2%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주력 사업에 글로벌 반도체 패키지 기판 부족 등 시장 상황까지 받쳐주면서 실적 개선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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