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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예산 협상도 여야 진통…상대 사업예산 깎기 경쟁

김유성 기자I 2023.11.21 16:10:29

전 정부 사업 감액하면 야당이 증액하며 뒤집어
원전관련 예산 삭감하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
민주당 독주에 바라보는 국민의힘 "포퓰리즘" 비난

[이데일리 김유성 이상원 기자]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놓고 각 상임위별로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전 정부의 사업 예산을 현 정부가 삭감하면 야당이 이를 뒤집는 식이다.

21일 기준 17개 상임위 중 11개 상임위의 예산안이 상임위 전체회의나 예산소위 등을 통과했다. 상당수는 민주당의 일방통과였다. 민주당의 독주를 바라만봐야 하는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가 하명한 포퓰리즘 예산”이라고 성토했다.

이날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작심한 듯 민주당 주도의 예산국회를 비판했다. 그는 “행정안전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상임위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예산을 통과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일방적으로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예산 심의라는 국회의 권한을 넘어 자의적으로 편성하기까지 이르렀다는 뜻이다.

실제 민주당은 행안위에서 지역화폐 예산 7053억원을 새롭게 편성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했던 이 사업은 윤석열 정부 들어 존폐 위기를 맞았고 내년도 예산에서는 전액 삭감된 바 있다.

증액에 대해 여야 간 이견이 적었던 연구·개발(R&D) 예산 편성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과학방송기술통신위원회 예산소위에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던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사업 예산 332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를 포함해 원전 관련 사업 중 삭감된 액수는 1889억원에 달했다. 대신 문재인 정부 때부터 추진했던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예산을 1619억원 증액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공약이기도 했던 SMR을 막으면서 부패와 비리로 얼룩진 재생에너지 사업을 그냥 내버려두겠다고 한다”면서 “민주당의 자가당착과 외고집”이라고 지적했다.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가 졸속으로 삭감했던 과학기술 예산을 바로 잡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청년 예산에 대한 공방도 오갔다. 자신의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예산을 더 올리려는 모습이었다.

민주당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예산소위에서 ‘청년 취업 진로 및 일 경험 지원 사업’ 예산 2382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청년 취업 진로 및 일 경험 지원 사업’은 올해가 사업 1차 연도로 윤석열 정부의 청년 취업 지원 사업이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2018년 문재인 정부가 시작한 중소기업 청년 정규직 지원 사업이다. 민주당이 증액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윤 원내대표는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전 정부 일자리 사업에 대해 “실효성을 잃었다”고 평가했고 이개호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현 정부의 일자리 사업을 “단기성 일자리체험에 과다증액됐다”고 했다.

예산국회마저 파행을 겪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송언석 의원은 “이재명표 정치 예산을 민주당이 제멋대로 증액한다”고 한탄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부가 졸속 예산을 편성하고 야당이 이를 바로잡는 뒤바뀐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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