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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임단협 잠정합의..창사 이래 첫 5년 연속 무분규

김성진 기자I 2023.09.12 21:46:10

12일 잠정합의, 기본급 4.8% 인상
하이퍼 캐스팅 국내공장 첫 적용
산업계 전반 영향 미칠지 관심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정년 연장 등을 놓고 유난히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던 현대자동차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되면 현대차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5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하게 된다. 자동차업계 맏형격인 현대차의 무분규 임단협 타결은 부품업계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2일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21시경 23차 단체교섭을 종료하며 임금 11만1000원(4.8%) 인상을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성과금 400%+1050만원, 주식 15주, 재래시장상품권 25만
현대자동차 노사 교섭대표들이 지난 6월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3년 임단협 상견례’를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원, 주식 15주, 재래시장상품권 25만원 등이 이번 잠정합의안에 담겼다.

노사는 국내 공장을 중장기 미래사업 핵심 제조기지로 전환하는 데도 뜻을 모았다. 회사는 전동화 전환 및 차체 경량화를 위해 완성차의 알루미늄 바디 확대 적용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첨단 대형 다이캐스팅 차체 제조 공법인 ‘하이퍼 캐스팅’ 기술 내재화를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노사는 기존 엔진, 변속기 공장의 유휴부지 등 적정 부지를 선정하고 제조경쟁력 등 제반 여건이 충족되면 2026년 양산에 적용키로 했다.

당초 노사가 평행선을 달렸던 정년 연장에 대해서는 별도 합의서를 마련하는 것으로 서로 한 발짝 양보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주식 포함)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 및 현실화와 함께 정년 나이를 기존 60세에서 64세로 4년 연장해달라는 요구를 해 임단협 초기부터 갈등을 예고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노사 협상을 바라보는 고객과 협력사 등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걱정과 관심 속에서 노사가 대화로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이번 무분규 임단협 합의가 업계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동차업계만 보더라도 현대차 노조에 소속돼 있는 현대모비스 노조도 준비하고 있던 파업에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아 역시 조합원 투표를 진행해 파업 안건을 가결 시켰지만 과연 현대차 합의를 보고서도 파업을 밀어부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철강업계 등 산업 전반으로 영향이 미칠지도 관심사다. 현재 국내 철강업계 빅2로 꼽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노조 모두 파업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중 가장 먼저 파업에 나서는 것은 총대를 메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현대차의 합의에 많은 기업과 노조들이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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