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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만에 '갈등 봉합'한 김기현-인요한…혁신위, 내주 해체 수순(종합)

이상원 기자I 2023.12.06 19:12:52

김기현 대표-인요한 혁신위원장 회동
''희생 혁신안'' 두고 김 "긴 호흡으로 지켜봐 달라"
인, 공관위원장 요청은 거듭 거절
인 "희생안, 지금도 변함 없어"
7일 혁신위 회의로 해체 여부 결정할 듯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이른바 ‘희생 혁신안’으로 극에 달했던 국민의힘 지도부와 혁신위원회의 갈등이 6일 간신히 봉합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이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만나 혁신위 안건을 ‘묵살이 아닌 숙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양측이 접점을 찾으며 파국은 면했다는 입장이지만 혁신위가 내주 조기 해체 수순을 밟게 되면서 ‘불명예 혁신위’로 남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전격 회동하며 악수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5분간 공개 대화를 한 뒤 15분간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달 17일 이후 19일 만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두 사람 간의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날 만남에서 김 대표가 혁신위 활동이 역동적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는 혁신위의 안건을 당의 혁신과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인 위원장에게 약속했다”고 말했다.

다만 혁신위가 제안한 당 지도부, 중진, 친윤(親윤석열) 의원을 상대로 제안한 총선 불출마 및 험지 출마는 당장 지도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대변인은 “(혁신안 관련해) 당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할 수 있는 사안이 있고 공천관리위원회나 선거과정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할 일들이 있다”면서 “지금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 점은 이해하고 긴 호흡으로 지켜봐 달라고 얘기했다”고 김 대표의 발언을 전했다.

인 위원장의 요청을 사실상 거듭 거절한 것이지만 이를 혁신의 일환으로 판단, 이후 이뤄질 공천 관리 과정에서 반영할 것이라고 약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박 수석대변인은 “혁신안을 바탕으로 국민의 뜻을 받들고 이기는 국민의힘이 되겠다”며 “주셨던 아젠다가 혁신적이어서 국민들 주목을 많이 받고 있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과제인 만큼 어떻게 ‘스텝 바이 스텝’ 할 것인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 위원장은 “혁신위는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국민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국민의 뜻을 혁신안에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고 정해용 혁신위원이 전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은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책임 있는 분들의 희생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오늘 만남을 통해 김 대표의 희생·혁신 의지를 확인했다”며 “지금까지 혁신위가 절반의 성과를 만들어냈다면 나머지 절반의 성공은 당이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혁신위 일정은 내일 회의에서 당무 일정을 감안해 결정하겠다”며 “부디 국민의 뜻과 혁신위 제안을 총선 승리 밑거름으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간담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앞서 당 지도부와 혁신위는 ‘희생 혁신안’을 놓고 오랜 기간 갈등을 빚었다. 혁신위는 제2호 안건으로 희생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당 지도부가 이에 대한 답을 하지 않고 “적절한 시기와 절차를 봐야 한다”고 입장을 견지하면서다.

두 사람 간의 회동으로 갈등은 일단락됐으나, 당초 이달 24일까지였던 혁신위는 조기 해체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인 위원장은 7일 혁신위 회의를 통해 향후 일정 등을 논의한 뒤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 혁신안을 종합 보고할 예정인 가운데, 이날 혁신위 활동 종료 여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조기 해체 수순을 나쁘게 볼 것인가는 해석의 차이”라며 “갈등은 있었지만 결국 봉합했고 혁신위의 안을 공관위에서 차후 살피겠다는 것도 약속한 것이기에 이를 나쁘게 평가할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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