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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이재명 당대표?…‘노룩악수’, ‘방탄개정’ 논란[기자수첩]

박기주 기자I 2022.08.08 16:37:17

박용진이 건넨 악수, '노룩 악수'로 응대한 이재명
민주당은 '이재명 방탄' 당헌 개정 논의
"어대명에 심취해 거만해졌나" 비판도
겸손하고 낮은 자세 보여야 국민 신뢰 회복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확대명’(확실히 당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주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 지역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7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거두면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7일 제주시 오등동 호텔난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제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마친 뒤 이재명 후보에게 악수를 건네고 있다. (사진= 델리민주 갈무리)
하지만 ‘어대명’이든 ‘확대명’이든 여전히 가능성의 영역이지 이재명 의원은 여전히 ‘후보’다. 그럼에도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는 이재명 후보의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쟁자인 박용진 후보가 건넨 악수를 성의 없게 받는 이른바 ‘노룩(No look) 악수’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일 제주 합동연설회였다. 정견 발표를 마친 박 후보가 무대에서 내려와 이 후보에게 악수를 청했다. 휴대전화를 바라보고 있던 이 후보는 박 후보를 바라보지 않고 건성을 악수만 했다. 다분히 상대방을 무시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행동이다.

전날 강원지역 합동연설회에선 아예 박 후보의 악수를 거절했다는 목격담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아마 중요한 검색을 하고 계시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며 멋쩍은 해석을 내놨다. 하지만 자신에게 셀프 공천 및 사당화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는 박 후보에게 ‘노룩 악수’로 응대했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이를 바라보는 여권에서도 “어대명이라는 구호에 심취해 거만해진 것인가”라며 이 후보의 행동을 비판했다. 통합된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이재명 후보의 포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 후보뿐만 아니라 당 내부의 움직임도 ‘이재명 당 대표’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듯하다. 당헌 80조가 핵심이다. ‘당직자 기소 시 자동 직무정지’ 내용을 담고 있는 조항인데, 이 조항을 보완하자는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이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여러 사법 리스크에 노출된 이 후보를 보호하기 위한 ‘이재명 방탄 개정’이라는 논란으로 이어졌다.

두 번의 선거 패배 후 침체돼 있던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실책으로 인해 ‘어부지리’ 기회를 잡았다. 이럴 때일 수록 겸손하고 낮은 자세를 보여야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재명 후보는 아직 당 대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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