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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부터 시작된 블랙 프라이데이…이유는 물류 대란?

김무연 기자I 2021.11.24 15:47:57

월마트·타깃·베스트바이, 일주일~한 달 먼저 행사
공급망 병목현상에 단기간에 수요 몰리면 재고 부족
인파 밀집되는 상황 피하기 위해 온라인 행사도 증가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미국 유통가의 연말 최대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의 풍경이 변하고 있다. 본래 추수감사절(11월 넷째주 목요일) 이후 진행되던 할인 행사가 한 달 앞서 시작되는 등 그 기간이 연장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에 따른 재고 부족이 원인이다.

블랙 프라이데이 할인 문구가 붙은 매장(사진=AFP)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세계 최대 할인 전문점 월마트가 지난 22일부터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유통 업체들이 추수감사절 이후 쌓인 재고를 한 번에 떨어내기 위해 대규모 할인 판매를 하는 기간을 뜻하지만, 월마트는 추수감사절에 앞서 할인 행사를 개시했다.

대형 소매업체 ‘타깃’은 지난 21일부터 삼성과 TCL의 평면 TV를 최대 30% 할인하는 등 자체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을 시작했다. 미국 전자기기 소매업체 ‘베스트바이’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에 돌입했다.

이처럼 대형 소매업체들이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앞당긴 까닭은 연말까지 이어질 공급망 병목현상을 우려해서다. 예년처럼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 소비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면 재고 부족으로 물량을 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소비자들도 재고 부족 상황을 인식하고 있어 뒤늦게 쇼핑을 서두르고 있단 설명이다

재고 부족으로 블랙 프라이데이의 할인율이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제 시장분석기관 NPD그룹의 마샬 코헨 애널리스트는 “할인율은 예년처럼 큰 폭을 기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제품의 수요가 많고 공급이 적다면 기업이 가격을 할인할 이유가 없다”라고 꼬집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지속하면서 대면 쇼핑을 꺼리는 점도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연장에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 엄청난 인파가 매장에 몰렸는데, 코로나19로 매장에 출입하는 인원을 분산해야 하기 때문에 할인 기간을 연장할 수 밖에 없단 지적이다.

전통적으로 매장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던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상당수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점도 바뀐 풍경이다. 매사추세츠 소매상 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회원사 가운데 온라인에서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하는 회원의 비중은 26%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60%까지 늘었다.

온라인으로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에 참여하는 구매자가 늘어나면서 유통업체들도 인력 확보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고 관리와 포장, 배송 등을 진행하기 위해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7만1000명의 기간제 노동자를 고용해 이 중 3분의 1을 온라인 주문 처리 센터에 배치할 것이라 밝혔다. 미국 화장품 매장 JC페니는 3000명의 물류 창고 노동자를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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