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글로벌 VC, 상반기 바이오·소프트웨어 투자 '올인'

김연지 기자I 2022.07.27 17:33:09

금융데이터 분석 ''펍콘'' "상반기 글로벌 스타트업 183조원 유치"
경기 불확실성에 ''확실한 스타트업 투자하자'' 기조 짙어
전통산업 외에도 블록체인·모빌리티·애그테크 투자 속속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올해 상반기 글로벌 벤처캐피털(VC)들은 제약·바이오와 소프트웨어 등 전통산업군의 스타트업에 활발하게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투자총액은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경기 불확실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트렌드와 가능성에 베팅하던 VC들이 성장성이 뚜렷한 분야에서 유의미한 지표를 만들어내는 기업에 선별적으로 투자한 결과로 풀이된다.

사진=펍콘 제공
27일 IT·금융 데이터 분석 업체 ‘펍콘(pubcon)’에 따르면 글로벌 VC들은 올해 상반기 미국과 중국, 캐나다, 인도, 프랑스, 일본 등 글로벌 스타트업에 총 183조원 가량을 투자했다. 이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약 380조원의 투자액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규모다.

글로벌 VC들은 3월부터 투자를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월만 해도 이들은 글로벌 스타트업에 월평균 36조원을 쏟았지만, 3월에 접어들면서 월평균(3~6월) 투자액을 약 26조원 수준으로 줄였다.

투자금이 가장 많이 쏠린 분야는 바이오와 소프트웨어, 핀테크, 공학 순이다. 세부적으로 약 1327건의 바이오 딜에 총 33조43억원이, 1487건의 소프트웨어 부문 딜에 23조원, 848건의 핀테크 딜과 646건의 공학 부문 딜에 각각 22조원과 17조원의 투자금이 모였다. 블록체인·가상자산과 모빌리티, 애그테크 등의 혁신 분야 투자는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초기 투자 때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 검증된 지표를 토대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VC 관심이 컸다. 지난해 분위기를 이어받은 올해 1~2월 두 달간 VC들은 이들의 시리즈B 라운드에 총 15조원을 쏟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3월부터는 불확실성 여파로 월 5조원 수준의 투자가 집행됐다.

기업공개(IPO) 시장 위축에 따른 후기 단계 투자도 종종 이뤄졌다. 펍콘에 따르면 일부 글로벌 VC들은 같은 시기 시리즈D 라운드 투자 유치에 나선 스타트업에 약 13조원을, E 라운드에 4조원, F 라운드에는 2조원을 쏟았다. 미국에 기반을 둔 제약·바이오와 소프트웨어, 에듀테크, 모빌리티, 인사관리(HR) 스타트업 외에도 중국과 인도, 독일, 프랑스, 싱가포르, 일본, 아일랜드 등에 기반을 둔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관련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VC들은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는 기업들에 한해서는 현 시장 상황에 개의치 않고 투자하고 있다”며 “제약·바이오와 소프트웨어 등 전통산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되,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대해서는 초기 투자를 주로 집행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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