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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강진에 반도체공급망 우려↑…"TSMC 800억원 피해"

박종화 기자I 2024.04.03 15:34:50

강진에 설비 가동 중단·웨이퍼 등 손상
"손실 메우려 주말근무 확대 검토"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25년 만의 최악의 강진이 대만을 덮쳤다. TSMC 등이 일부 설비 가동을 중단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만 신주 과학단지에 위치한 TSMC 건물. (사진=AFP)


4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이날 발생한 지진으로 TSMC는 일부 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웨이퍼(반도체 원판)와 석영 배관 일부도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TSMC는 지진 발생 직후 직원들도 대피시켰다가 복귀시키는 중이다. 자유시보는 이번 지진으로 TSMC 작업시간이 최대 6시간 줄어들 것이라며 그 피해 규모는 6000만달러(약 800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닛케이 아시아는 TSMC 관계자를 인용해 TSMC가 생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주말 근무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7시 58분께 대만 동부 화롄현 해역에선 규모 7.2 강진이 발생했다. 대만 역사상 1999년 이래 최대 강진이다. 전문가들은 원자폭탄 32개와 맞먹는 위력이라고 설명했다. TSMC의 경우 주로 규모 7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반도체 기업은 TSMC뿐만이 아니다. 대만에서 TSMC 다음으로 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도 이날 신주와 타이난 공장 일부를 멈췄다. 마이크론도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화롄은 대만 동부로 반도체 산업 중심지인 서부와 거리가 있지만 첨단 반도체 장비는 미세한 진동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워싱턴포스트(WP)는 “TSMC의 칩 생산은 매우 정확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짧은 시간 가동을 중단해도 수백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만 증시에서 TSMC와 UMC 주가는 각각 1.27%, 0.9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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