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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부족하다” 손정의, 도어대시 지분 또 매각

김무연 기자I 2021.11.01 15:57:36

지난달 27일 도어대시 지분 20억달러 어치 처분
페이스북, MS, 알파벳, 쿠팡 지분도 연달아 매각
투자 기업 느는데 비전펀드 자금 한정돼 엑시트 진행
쿠팡·도어대시 지분 담보로 PIF서 대규모 차입 단행도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미국 배달업체 도어대시 지분을 또 다시 매각했다. 올해만 도어대시 지분을 세 차례 매각하며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AFP)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 지난달 27일 보유하고 있는 도어대시 지분 가운데 1000만주를 주당 202.815달러에 매도했다고 보도했다. 매각 대금은 20억달러(약 2조 3538억원)에 달한다.

앞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지난 5월 도어대시 지분 10억달러(약 1조1769억원) 어치를 매각했고, 8월에도 22억달러(약 2조5892억원) 어치의 지분을 팔아치웠다. 블룸버그는 현재 비전펀드의 도어대시 지분율은 약 11%로 줄었다고 전했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지난 2분기 동안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넷플릭스 등의 지분을 매각해 약 140억달러(약 16조479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또, 지난 9월에는 보유하고 있는 쿠팡 주식 중 약 10분의 1을 16억9000만달러(약 2조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투자할 기업이 늘어나는 데 반해 비전펀드의 자금은 한정돼 있어 투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엑시트에 열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커크 부드리 리덱스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지난 분기들은 비전펀드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상장 여부가 주요 이슈였다”라면서 “소프트뱅크가 자금 회수하면서 새로운 이슈가 등장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 이슈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보유하고 있는 쿠팡 주식과 도어대시 주식을 담보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등으로부터 수십억달러의 대규모 차입을 단행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마련한 자금을 소프트뱅크그룹을 비롯한 출자자에게 분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을 매각하지 않고 이를 담보로 차입을 하면 별도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앞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보유 중인 공유 차량업체 우버 지분 등을 담보로 약 40억달러(약 4조7000억원)를 차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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