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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 열사병 숨진 뒤…軍 “폭염 대낮 훈련 피하라” 지침

김미경 기자I 2021.07.29 15:26:46

훈련 조정·취소 가능 국방부 지침 하달
"새벽·밤 시간 활용 등 탄력적 일과표 조정"
육군 과학화훈련기간 휴식시간 운영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방부가 각 군의 작전이나 훈련 등을 조정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전국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는 폭염이 계속되자, 군 당국이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다만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에서 근무하던 병사가 지난 8일 열사병으로 숨진 뒤 모친이 강력 항의하자 나온 뒤늦은 조처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국방부는 온열 손상 질환 예방활동 강조지시(5월 21일)와 폭염 관련 대응(7월 15일) 및 안전관리지침(7월 26일)을 시달했다.

국방부는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폭염 관련 국방부 대응지침’을 합참과 각 군, 전 국방부 직할부대와 기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의 과학화전투훈련 모습(사진=육군/뉴스1).
각급 부대는 무더위로 인한 환자가 집중 발생하는 낮 시간대의 활동을 피하고 새벽과 야간 시간을 활용하는 등 탄력적으로 일과표를 조정하도록 했다. 작전과 교육훈련, 부대활동은 실시 전에 안전성 평가를 통해 조정하거나 취소할 수 있고, 실시 중에도 실시간 현장의 온도를 고려해 과감하게 조정하도록 했다.

또한 야외 활동 시 더위피해 방지대책과 응급처치 및 후송대책을 미리 마련하도록 했다. 최소 2시간 단위로 장병 서로 건강 상태를 확인해 예방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전 장병 대상 온열손상 예방과 응급처치 교육도 강화한다.

이는 폭염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장병들의 안정적인 부대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조처로 훈련을 비롯한 각 군의 야외활동이 줄거나 연기될 전망이다.

실제 육군은 이날부터 다음달 1일까지 장병 3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강원도 홍천에서 진행하는 과학화 전투훈련(KCTC) 기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훈련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육군 22사단 의무병이었던 모 일병은 지난 1일 비무장지대 작전 중 열사병 의심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민간병원으로 응급 이송됐지만 8일 숨졌다. 육군은 군 작전 중 사망한 점을 고려해 고인을 1계급 진급한 상병으로 추서하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했다.

이후 상병 모친은 누리소통망을 통해 “백신 맞은 지 1주일밖에 안된 아이를, GP 도착하고 24시간도 안 된 아이를, 일반의무병인 아이를 훈련도 없이 수색대원들과 함께 작전에 투입을 하고,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단됐다던 훈련을 재개하면서 이런 상황을 예견하지 못한 것이냐”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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