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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통상본부장 “美IRA, EU보다 차별받을 가능성은 없어”

김형욱 기자I 2022.12.07 18:17:14

정부·국회 대표단, IRA 하위규정 韓 입장 반영 위해 방미
"피해 최소화 방법 찾는중…방안 나오면 더 구체적 협의"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과정에서 한국이 유럽연합(EU)보다 더 불리해질 가능성은 없다고 전했다. 미국이 올 8월 시행한 IRA는 수입 전기차에 대한 차별적 보조금(세액공제) 규정이 담겨 내년 이후 한국 전기차 대(對)미국 수출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으나 최소한 다른 경쟁국보다 더 불리한 상황에 놓이지는 않으리란 것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레이건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 본부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 식당에서 워싱턴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미국 행정부와) 쭉 협상해오면서 한국에 대한 대우가 EU보다 더 불리하게 하는 부분은 없도록 하겠다고 확인받는 중”이라며 “EU보다 차별받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안 본부장은 한국 정부·국회 대표단의 일원으로서 5~9일 미국 워싱턴DC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만나 현재 진행 중인 IRA 하위규정(guidance)에 한국 업계의 의견을 반영하고, 미국 의회를 상대로 법 개정 필요성을 전달하고 있다.

미국과 EU는 전날 열린 양측 무역기술위원회(TTC) 이후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 해소를 위한 초기적 진전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안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아직 EU와 미국 간에도 큰 진전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재무부가 시행 세칙과 관련해 각국의 입장을 최대한 수렴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구체적 방안은 연말까지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전이라도 예비 잠정안이 나오면 이를 갖고 더 구체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미국 행정부의 하위규정 마련 과정에서 두 차례의 의견서를 전달하는 등 한국 입장을 담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북미 생산 등 보조금 지급 조건이 없는 상업용 친환경차에 리스·렌터카를 포함하는 안 등을 미국 측에 제안한 상황이다. 안 본부장은 “(현대차(005380)가) 당장 내년부터 (대당) 7500달러의 보조금을 못 받기에 그 피해를 다른 루트로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산으로 제한한 IRA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배터리 소재·부품비율 규정 역시 완화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그는 “인도네시아처럼 미국과 FTA를 맺지는 않았으나 경제 협력 관계인 곳을 규정에 포함할 수 있다면 우리 배터리 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있는 만큼 상당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아직 답은 없지만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행 3개월이 갓 지난 IRA 개정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시행 3년 유예 등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미국 상·하원 의회에 발의돼 있으나 실제 추진 가능성은 낮다. 정부와 국회는 그러나 미국 의회를 상대로 IRA 개정 추진 노력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대표단은 이번 방미 때도 미국 양당 상·하원 의원을 잇따라 만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미국 의회와 한국의 우려와 향후 조정 필요성의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됐으나 현재 미국 의회 회기가 얼마 남지 않아 (당장의 개정)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새 의회가 시작하는) 내년에 개정안을 다시 발의하는 문제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이번에 여야가 초당적으로 뜻을 모아 IRA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차별 해소를 호소한 것에 대해 미국 의회도 의미 있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미국 의회와 행정부를 적극적으로 만나 설득한다면 양국 이해를 증진하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의회 의원과 싱크탱크를 연이어 만난 국회 대표단은 7일 귀국길에 오른다. 안 본부장은 이후 존 포데스타 백악관 선임고문,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추가로 면담한 후 9일 귀국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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