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세계등대유산”…포항 ‘호미곶 등대’ 가보니

강신우 기자I 2022.07.01 19:00:41

포항 호미곶 등대, 올해의 세계등대유산 지정
이국적 외관에 ‘오얏꽃’으로 국가 자주성 반영
조승환 장관 “문화체험공간으로 탈바꿈할 것”
국립 등대박물관도 2년 만에 확장해 재개관

[경북 포항=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호미곶 등대’가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으로 선정됐다. 이 등대를 문화체험공간으로 가꿔 국민들과 함께 향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에 있는 호미곶등대. 이 등대는 경북 기념물 제39호이자 지난 6월 세계등대유산으로 지정됐다.(사진=강신우 기자)
1일 오전 경북 포항의 명소 ‘호미곶해맞이광장’. 이곳에는 유명한 ‘상생의 손’ 조각상이 있다. 조각상 바로 뒤로는 하얀색 등대가 있으니 ‘호미곶 등대’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등대는 대한제국 융희 원년인 1907년, 일본 선박이 대보리 앞바다의 암초에 부딪혀 침몰한 것을 계기로 세워졌다.

외관이 특이하다. 벽돌로 쌓아 올린 팔각형의 고층형 등대인데 아래로 갈수록 넓어지는 형태다. 멀리서 보면 마치 치마처럼 우아한 느낌마저 든다. 출입문과 창문 위에 설치된 고대 그리스 신전과 같은 양식의 박공(건물 입구 위의 삼각형 부분) 지붕은 아름다움을 더했다. 이 같은 외관은 외국인이 설계하고 지었기 때문인데 프랑스인이 설계하고 중국인 기술자가 시공을 맡아 1908년 12월에 준공됐다.

호미곶 등대 내부 천장에 장식된 ‘오얏꽃’ 무늬.(사진=강신우 기자)
등대 내부에는 각층 천장에 오얏꽃 무늬가 장식돼 있다. 오얏꽃은 대한제국 황실의 상징인데 등대를 만들 때 국가의 자주성을 나타내고자 반영한 것이다.

호미곶 등대는 지난 6월 올해의 세계등대유산으로 지정됐다. 세계에서 4번째다. 이 등대는 건축사적으로 의미가 큰 등대의 하나로 △건축물의 구조나 보존상태가 우수하고 △미학적으로 아름다우며 △구조나 디자인이 희소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1일 호미곶 등대가 있는 포항에서 ‘세계항로표시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 날은 국제항로표지협회(IALA)가 2018년 인천에서 열린 ‘세계등대총회’에서 정한 날로 매년 7월1일 회원국별로 행사를 연다.

조 장관은 이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호미곶 등대는 현재까지 ‘아름다운 등대’ ‘역사가 있는 등대’ ‘재미있는 등대’ 3개의 주제로 등대 스탬프투어를 시작해 등대와 바다를 사랑하는 국민이 등대의 매력과 가치를 공유하고 자신만의 소중한 추억과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또 “해수부는 해양위치, 항법, 시각정보 고도화 기술 개발과 스마트 항로표지 개발 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2035년까지 총 3조7000억원을 투입해 한반도에 독자적인 초정밀 위치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한국형 위성항법 시스템’인 KPS 사업을 과기부 등과 함께 공동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국제항로표지협회 의장국으로서 국제사회에 관련 정책과 기술을 공유하고 협력을 이끌어 내 안전하고 경제적인 해상환경을 조성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호미곶 등대 옆에 있는 국립등대박물관이 2년만에 확장·재개관 한다. 이 박물관은 전시관, 체험관, 교육관, 역사관, 야외전시장으로 구분돼 있다.

국립등대박물관 전경.(사진=강신우 기자)
전시관에는 등대의 역사와 구조, 항로표지와 관련한 과학 원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체험관에서는 항로표지에 대해 놀면서 배울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하며 등대 블록 쌓기, 바다 내비게이션 코너 등 아날로그 콘텐츠와 선박 운항 시뮬레이션 등을 게임으로 즐겨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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