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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에 휴가 간 인천 단체장들…구의원은 제주도 연수

이종일 기자I 2022.08.11 15:59:47

지난 8~9일 인천 하루 200㎜ 이상 폭우 쏟아져
문경복 옹진군수 8일부터 휴가, 주민은 고통
복구지원 팽개친 미추홀구의원들 10일 연수 떠나

8일 오후 1시께 인천 부평구 부평경찰서 앞 도로가 빗물에 잠겨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에서 폭우로 수십명의 수재민이 발생하고 도로·주택 침수 사태가 있었지만 일부 단체장이 시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휴가를 가 비난을 받고 있다. 일부 구의원은 제주도 연수를 떠나 시민의 질타를 받고 있다.

11일 인천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인천에서는 지난 8~9일 각각 200㎜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폭우로 도로와 차량이 침수되고 일부 주택에 빗물이 차 주민의 피해가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 문경복 옹진군수는 8일부터 휴가를 시작했고 12일까지 출근하지 않는다. 휴가 중인 문 군수는 11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군청 과장으로부터 피해상황을 보고받았다”며 “오늘은 전화로 과장에게 복구 지원 등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문 군수는 “몸이 안좋아 병원 치료를 받으며 대응이 늦은 점이 있었다”며 “12일은 정상 출근해 영흥에서 복구상황을 점검할 것이다”고 밝혔다. 옹진군 영흥면은 이번 폭우로 도로가 빗물에 잠기고 주민이 고립되는 사고가 있었다.

박종효 남동구청장은 3일부터 9일까지 휴가 기간이었다. 그는 8일 비 피해 상황을 보고받은 뒤 오후 2시께 구청 집무실로 나와 업무를 보고 9일 휴가를 취소한 채 정상 출근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8일부터 휴가를 보내다가 9일부터 정상 출근해 피해지역 지원사업을 점검했다.

미추홀구의회에서는 의원 15명 중 12명이 의회사무국 직원 5명과 함께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 연수를 떠났다. 이들의 복구지원 활동은 모두 중단됐다. 미추홀구 곳곳에서는 많은 비가 내려 도로와 차량이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제일시장 등이 물에 잠겨 주민의 피해가 컸다.

시민들은 단체장과 구의원들이 민생을 돌보지 않는다며 비판하고 있다. 옹진군에 사는 한모씨(51)는 “군수가 주민의 피해상황을 뒤로 하고 휴가를 보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휴가를 꼭 이럴 때 가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인천미추홀평화복지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추홀구의원들의 몰지각한 행태로 주민의 명예가 실추됐고 주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의원들은 구민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발방지 서약을 하고 연수비 전액을 모금해 수해복구지원기금으로 기부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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