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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보우려’에 선박 위치 정보 차단…물류대란 가중되나

신정은 기자I 2021.11.24 15:23:27

中 AIS 신호 정보, 90% 이상 줄어
"AIS, 경제 안보 위협…피해 상당해"
이달부터 새로운 정보보호법 시행

칭다오항. 사진=칭다오시 제공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이 최근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면서 이달부터 영해 내 선박 이동 정보를 해외로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민감한 정보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보고 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중국 해역의 선박 자동식별시스템(AIS) 신호 정보는 지난 10월 평균 하루 약 1500만 건에서 이달 초 100만 건으로 90% 이상 줄었다.

AIS는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전세계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취합하기 위해 구축한 시스템이다. 선박 간 충돌을 막고 재난 발생시 구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했다.

중국 관영언론은 “이 자료에서 추출한 정보는 중국의 경제 안보를 위협하고 있으며 그 피해를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당국은 외국 정보기관, 기업, 싱크탱크들이 AIS를 이용해 중국 군함을 감시하고 화물 운송량을 조사함으로써 경제 활동을 분석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규제 당국은 이같은 공식적인 지침을 내리지 않았지만, 해운사들이 정부의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자체적으로 정보를 차단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은 이달부터 시행됐다. 다른 국가와 달리 중국 정부가 국내외 기업·기관이 수집하는 정보의 통제권을 갖는 게 특징이다.

FT는 “AIS 정보의 감소는 민감한 정보의 해외 이동을 제한하는 중국의 새로운 정보보호법의 첫 번째 피해자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중요한 데이터를 해외로 전송하기를 원하는 회사들은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은 뉴욕증시에 상장한 차량공유기업 디디추싱(滴滴出行)에 대해 안보 우려로 규제했듯 지리 정보 공유에 더 민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거진 물류난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운정보제공기업 마린트래픽의 아나스타시스 토우로스는 “AIS 정보의 감소는 선박들이 정확하게 도착하는 시간 등을 예측하기 어려워 이미 정체된 중국 항만에 더 큰 혼잡을 야기할 것”이라며 “유럽의 엄격한 데이터 보호 규정도 AIS 사용을 제한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AIS 정보 감소가 심각한 병목 현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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