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오염수 갈등' 중·일, WTO서 맞붙나…日 "대항조치로 제소 검토"

박종화 기자I 2023.08.29 16:27:55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에 日 "과학적 근거 기반하지 않은 조치"
하야시 日 외무상 "중국에 냉정·건설적 대응 요구"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두고 중·일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국 베이징의 수산물 시장.(사진=AFP)


29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중국의 전면적인 수입 금지 조치를 언급하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조치는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며 “WTO 틀 등을 통해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 담당상도 “외교루트를 통한 항의가 효과가 없다면 대항조치로서 WTO 제소도 검토하는 단계에 들어갔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4일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개시하자 소비자 건강을 지킨다는 이유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그동안엔 후쿠시마 인근 10개 현의 수산물만 수입을 제한했지만 이를 일본 전역으로 확대하자 일본에선 “예상 외로 강한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의 최대 수입국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2015년에도 후쿠시마 인근 지역 수산물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두고 한국을 WTO에 제소한 바 있다. 2018년 1심에서 WTO는 수입 규제가 부당하고 과도한 차별이라고 판단했지만 이듬해 상소기구는 “식품 오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본의 특별한 환경적 상황 등도 고려했어야 한다”며 최종적으로 한국 손을 들어줬다. 일본이 중국을 WTO에 제소한다면 이번에도 수입 규제의 차별성과 자의성,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중국 내 반일 정서 격화도 우려하고 있다.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에선 일본인 학교를 향해 돌이나 계란을 던지는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후쿠시마 지역에 국제전화로 욕설을 하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 하야시 외무상은 중일관계에 대해 “중국에 냉정하고 건설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