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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 불출마에 여당 대표까지 퇴진…더 거세진 민주당 '쇄신' 요구

이수빈 기자I 2023.12.14 16:42:40

이재명, 총선 승리 전제조건으로 `단합` 강조
비명계선 `통합 비대위` 제안하며 2선 후퇴 요구
1호 박지혜 이어 2호 이재성 영입했지만
"초선 불출마 손놓고 있으면서"…지도부 성토 목소리도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총선을 118일 앞두고 여권에 부는 변화 바람이 더불어민주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주류인 586 운동권 세력,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을 향한 험지 출마·불출마 선언으로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총선기획단도 조만간 이와 관련한 의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지도부는 일주일에 두 차례씩 총선 영입 인재를 발표하며 쇄신 요구를 희석시키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2차 인재영입식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사진=연합뉴스)
與 변화 움직임에 조급해진 野…`통합 비대위` 제안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13일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마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쇄신 작업이 박차를 가하며 민주당 내에서도 “우리도 무언가 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스스로를 ‘혁신계’라 칭하는 민주당 ‘비명(非이재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를 향해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핵심으로 하는 용퇴론을 제안했다.

이들은 “여당의 기득권 세력도 총선승리라는 명분 앞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단을 내리고 있다”며 “총선에서 압승하려면 민주당을 혁신해야 한다. 많이 변하는 자가 이긴다”고 변화를 요구했다.

이들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가 주3회 재판을 받고,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리더십 리스크’로 규정하며 “이 대표에게 간곡히 호소한다.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압도적 심판을 위해 한발만 물러서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당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하고 친명(親이재명)·비명 의원 모두가 따를 수 있는 ‘통합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우리 네 명 모두는 자신의 공천이나 당선 욕심을 내려놨다. 험지 출마든 백의종군이든 선당후사의 길에 앞장 설 것”이라며 “당대표부터 지도부, 그리고 586 중진들 각자 기득권을 내려놓는 선당후사를 결단해야 한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 쇄신 요구가 거세지자 민주당 총선기획단도 조만간 이 의제를 상정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기획단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에게 “(올드보이 불출마 문제도) 논의해야 할 것 같다. 오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총선기획단 회의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당을 혁신할 방안에 대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2호 영입인재 ‘4차산업 전문가’ 이재성(가운데) 새솔테크 고문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익표 원내대표.(사진=노진환 기자)
지도부·중진 용퇴 없는 인재영입, 분위기 전환은 역부족

당 지도부는 지난 11일부터 영입 인재를 연이어 발표하며 당의 분위기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 인재위원회는 이날 내년 총선에 투입할 2호 인재로 엔씨소프트 임원 출신 이재성(53)씨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1호 인재’로 영입한 기후·환경 분야 전문가 박지혜 변호사에 이어, 4차 산업 분야 전문가를 두번째 인재로 맞이하며 당의 관련 정책과 공약 전문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당 지도부는 새로운 인물을 총선에 투입해 변화한 민주당 이미지를 강조할 계획이지만, 중진 등 기득권의 용퇴가 동반되지 않는 이상 역부족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초선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기까지 당이 손놓고 있으면서 그렇다면 어디서 얼마나 더 좋은 새로운 사람을 끌고 올 수 있다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여당은 중진 의원이 그렇고(불출마 하고) 민주당은 초선 의원이 그렇고. 그것도 참 보기 민망하고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 선언도 민주당 내 쇄신을 추동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 내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을 창당 배경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김종민 의원은 “신당을 막으려면 민주당을 혁신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윤영찬 의원도 “당이 혁신하는 모습 보이지 않고 이전처럼 똑같은 모습으로 말로만 뭘 하지마라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요구에도 이 대표는 단합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다음 총선에서 우리가 반드시 국민들의 기대에 맞춰 승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혁신도 통합도 중요하다”면서도 “변화하되, 우리가 최대한 단합과 단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의 희생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험지 출마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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