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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70도'..달 추위 견뎌낼 한국형 달탐사 로봇 나왔다

이승현 기자I 2015.02.16 14:51:06

KIST, 달탐사 착륙로봇(로버) 시제품 공개.."태양·핵에너지로 작동"
달표면 분석 등 임무.."2019년까지 실제 비행모델 제작"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6개 과학기술 출연연구기관들이 만든 한국형 달 탐사 착륙로봇(로버)의 시제품 모델. 이승현 기자
14일간 지속되는 영하 170도의 혹독한 추위, 태양에서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바로 내리쬐이는 강력한 방사선.

달의 이러한 극한 환경을 헤치며 표면에서 과학탐사를 수행할 한국형 달탐사 착륙로봇(로버·Rover)의 초기 시제품 모델이 선보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달탐사연구사업추진단(단장 강성철 박사)은 달 탐사선에 실릴 가로 50㎝·세로 70㎝·높이 25㎝ 규모의 소형 무인탐사로봇에 대한 ‘기술검증모델’(POC)를 16일 공개했다. POC는 핵심 기술개념을 사전 검증하기 위해 만든 시제품이다.

라면박스 크기의 이 로봇은 몸통이 크게 두 개로 분리됐으며 6개의 바퀴를 이용해 달 표면에서 자동으로 나아간다.

12.7㎏ 무게의 이 로봇은 경사각 30도까지 오를 수 있으며 5㎝ 높이의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 그 이상의 장애물은 회피해가도록 고안돼 있다.

주행 속도는 최대 초속 4cm로 1시간에 144m(직선거리 기준)를 갈 수 있다. 수명은 1년이다.

로버의 기본 에너지원으로는 태양 에너지와 핵 에너지를 이용한다.

로버에는 A4용지 2장 크기의 태양전지판이 장착돼 최대 영상 130도에 이르는 14일간의 낮 기간에 충전이 된다. 풀루토늄 동위원소를 이용한 열 발생장치인 ‘핵 히터’는 2주간의 밤 기간에 본체 및 부품들이 얼지 않도록 내부를 보온한다. 미국의 화성표면 탐사로봇 ‘큐리오시티’와 중국의 달 표면 로봇 ‘옥토끼’도 핵 에너지를 이용해 열을 낸다.

연구책임자인 이우섭 KIST 선임연구원은 “달은 화성에 비해 환경이 더 열악하다”며 “로버가 환경을 이겨내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영하 50도의 환경에서 로버의 작동을 실험으로 확인한 상태이다.

연구팀 이와 관련, 로버의 본체 윗면과 아랫면을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6개 바퀴는 ‘두랄루민’(알루미늄 합금)을 각각 제작했다. 이러한 특수소재를 통해 직사광선인 우주방사선을 차폐하고 미세한 외부먼지을 막도록 했다.

로버는 고행상도 카메라와 통신장비 등을 구비했으며 ‘X선 분광기’와 같은 과학장비 탑재채 등을 통해 달 표면 성분을 분석할 계획이다.

강성철 KIST 달탐사연구사업추진단장은 “지금까진 주로 하드웨어를 개발했고 앞으론 자율주행 제어기술 등 소프트웨어(SW)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출연연구기관들의 융합연구사업으로, KIST와 함께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생산기술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재료연구원, 자동차부품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팀은 초기 시제품 개발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실제 비행모델(FM) 제작을 목표로 삼고 있다. 로버 제작에서 최종 발사까지는 총 760억원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우섭 한국과학기술원(KIST) 선임연구원 등 한국형 달 탐사 착륙로봇(로버) 연구팀이 16일 서울 동대문구 KIST 본원에서 열린 공개 시연회에서 로버가 움직이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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