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윤석헌 "상당한 투기세력 존재…상시감시 더 강화"

장순원 기자I 2020.04.28 12:00:00

"저금리서 고수익 추구‥금융회사가 동조"
"코로나 이후 금융권 상황은 괜찮은 편"
"IMF도 높게 평가‥저축銀 약간 문제"
"사태 장기화 대비‥은행 성과급 유보"
"키코배상 주주가치 반하는 것 아니다"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금융권 상시 감시체계를 대폭 보완하고 종합검사와 유기적으로 끌고 가겠습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회사 감독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29일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단과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다.

윤 원장은 “해외 금리연계 파생상품펀드(DLF)와 라임 사태를 겪으며 받은 비판을 거울삼아 상시 감시체계를 보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금융환경은 ‘저성장-저금리’인데 소비자들은 고수익을 원하고 금융회사도 여기에 동조하며 고위험-고수익 추구 행태가 퍼져 있다”며 “일부에서 고위험-고수익 원할 수 있어도 일반화하는 건 곤란하다”고 했다. 윤 원장은 고수익 추구의 대표적인 사례로 동학개미운동을 꼽으며 “동학개미는 이름을 너무 좋게 지어줬는데, 투자의 기본에서 어긋나는 투자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길게 봐서 성공할 수 없는 투자”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에 상당한 투기성 세력이 존재한다”며 “증권사 등이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만들어 이런 수요를 흡수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건전성 관련 팀도 있고. 전 권역을 들여다보는 팀도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체계를 잡아가는 노력을 좀 더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DLF 사태의 책임을 물어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에게 연임이 제한되는 문책경고를 결정한 것도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황 속에서) 소비자 보호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고 내부통제도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 메시지를 준 것”이라며 “재발방지를 위해 책임을 누군가 져야 하니 그런 선택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원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 금융권의 상황은 아직 괜찮은 편”이라며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시장에서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관리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은행의 대표적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15.25% 기준인 10.5%를 훌쩍 넘어 안정적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최근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대해 금융위기급 충격이 와도 복원력(Resilient)이 충분하다며 높게 평가했다. 다만, 윤 원장은 “저축은행은 연체율이 소폭 오르고 있어 약간 문제”라면서도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윤 원장은 아울러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은행권의 역할을 주문했다. 은행권이 현재 급한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을 하고 있지만 불 자체가 줄어들면서 오래갈 수도 있는데 실물지원 요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비해 배당이나 성과급 지급 등을 최소화해 자본 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윤 원장은 강조했다.

그는 키코배상에 머뭇거리는 은행권에 대해서도 “고객인 기업을 살리는 것은 주주 가치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10년 이상 미완의 숙제를 정리하는 것이 한국금융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며 “은행이 생각을 잘 정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취임 후 키코 사태 재조사를 진행했고, 최근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조정안을 권고했으나 우리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