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오염수 안전하다” 日 비꼬는 中 “그럼 농업용수로 쓰지 그래?”

이명철 기자I 2023.08.23 15:30:48

中관영매체 “장기간 방류, 어떤 문제 발생할지 몰라”
“마실 수 있는 물이라면 버리지 말고 농지 공급하라”
“엎질러진 물 되면…일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하루 남겨두고 주변국인 중국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관영지는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면 ‘엎질러진 물’처럼 되돌릴 수 없다고 경고하고 차라리 가뭄을 겪고 있는 일본 내 농업용수로 사용하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1월 20일 촬영한 일본 후쿠시마현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저장탱크 전경. (사진=AFP)


중국 관영 영자신문인 글로벌타임스(GT)는 22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일본 내각의 일부 인사들이 일본 국민에게 ‘마지막 깨끗한 여름’을 제공하기 위해 최종 투기 날짜를 반복적으로 변경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GT는

일본 정부는 앞서 22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24일부터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T는 100만t(톤) 규모의 오염수 방류는 하루 이틀 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30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역사상 전례가 없는 방류에 따른 방사성 물질 퇴적 영향을 고려할 때 앞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GT는 “일본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이익에 심각한 해를 끼치고 일본의 국제적 명성에 지울 수 없는 영구적인 오점을 초래할 것”이라며 “일본은 해양 생태 문제에서 지속적이고 피할 수 없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후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발표한 시점도 문제 삼았다.

GT는 “한·미·일이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정치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고 이로 인해 일본 당국은 (방류를) 적극 추진하게 됐다”며 “(방류) 문제에 있어 3개국 정부의 역할은 모두 매우 불명예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해양 환경에 미치는 피해를 다수 언급했다는 GT는 만약 원전 오염수가 정말 안전하다면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것도 제안했다. GT는 “일본 관동·북부지방은 가뭄이 극심하고 니가타현의 일부 농업용 저수지는 말라붙어 많은 농지의 농작물이 시들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가뭄 구호에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물을 바다에 버리는 건 엄청난 낭비”라고 비꼬았다.

GT는 ‘쏟아진 물은 주워담기 어렵다’는 중국 속담을 인용하며 “핵으로 오염된 물이 바다로 방류되면 결과는 되돌릴 수 없고, 일본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